한국일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 이틀째…사망자 31명
입력
2021.05.12 14:00
권정환
기자
권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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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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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장관, 대러시아 사이버 공격 작전 중단 명령"… 러 환심 사기 목적?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미군 사이버사령부에 러시아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 작전'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주도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회담에 러시아를 좀 더 끌어들이려는 유화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서방에 혼란을 야기하려는 러시아의 '회색지대 전술'(민병대나 민간을 활용해 도발하는 전술)이 계속 수행 중이라는 의심이 여전한 상황에서, 미국 정부의 이러한 결정은 '전략적 실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 보안전문매체 '레코드'는 지난 1일(현지시간) 익명의 전현직 관리 3명을 인용해 "헤그세스가 '러시아에 대한 사이버 공격 등 모든 작전을 중단하라'고 사이버사령부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당분간 지속될 예정이라고 소식통들은 매체에 전했다. 다만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작전, 러시아 대상 신호정보 수집과는 무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 기성 매체들도 자체 확인을 거쳐 후속 보도를 이어갔다. 미 국방부의 이번 조치는 특히 미러 간 밀착 흐름 속에 나왔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NYT는 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협상에 (한층 더) 끌이들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적대 활동'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러시아의 환심을 사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그러나 자칫 이번 선택이 미국 안보에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러시아가 회색지대 전술의 일환으로 미국 등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의심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NYT는 "푸틴의 의도를 파악하고 러시아의 입장을 파악하기 위해선 러시아 정보망에 대한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미국 사이버사령부에서 근무했던 제이슨 킥타는 미 CNN방송에 "(대러 사이버) 작전이 중단될 경우, (그동안 확보해 둔) 공격 방식이 쓸모없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發 '관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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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캐나다·멕시코에 예정대로 4일부터 관세 부과… 세율은 유동적"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예고했던 대로 4일(현지시간)부터 캐나다·멕시코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거듭 확인했다. 다만 관세율은 기존의 25%에서 하향 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의 미국 유입 차단을 위한 더 강력한 조처를 내놓는다거나, 대(對)중국 관세를 부과하는 식으로 두 나라가 미국에 '협조'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2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화요일(3월 4일)에 멕시코와 캐나다에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4일 시행하려 했다가 30일간 유예했던 '대캐나다·멕시코 25% 보편 관세 부과' 행정명령이 이제는 정말로 발효된다는 얘기였다.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을 시행일로 언급하긴 했으나, 백악관 설명대로 그의 '단순 착각'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관세율은 조정될 여지가 있다. 러트닉 장관은 "멕시코와 캐나다 모두 이주민 문제와 관련해선 적절한 조처를 취했으나 펜타닐은 계속 (미국에) 유입되고 있다"며 "정확한 관세율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이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동적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멕시코·캐나다가 지난달 초 강도 높은 이민자 차단 조처를 내놓아 '관세 부과 유예'를 이끌어낸 것처럼, 이번에도 펜타닐 관련 추가 대응을 발표하면 관세율을 내릴 수 있다는 뜻이다. 중국을 겨냥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에 동참하라는 압박도 이어졌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CBS방송 인터뷰에서 "멕시코의 대중국 관세 부과 구상을 지켜보겠다"며 "캐나다에선 아직 연락이 없지만, 북미가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정책'에 맞서 싸울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멕시코 정부가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테니, 우리나라를 겨냥한 관세를 상쇄해 달라"고 미국에 제안한 것처럼, 캐나다도 동참하라고 넌지시 요구한 것이다. 미국은 지난달 4일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매긴 데 이어, 이달 4일부터는 10% 관세를 더 추가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27년 만의 의대 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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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 하루 앞인데··· 전국 의대 4분의 1 수강 신청 '0명'
4일 대부분 대학의 개강을 앞두고 전국 40개 의대 중 10곳이 전 학년에서 수강신청한 인원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5학년도 1학기 의과대학 수강신청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의대의 4분의 1에 달하는 10곳이 2025학번인 신입생부터 의학과(본과) 4학년까지 모든 학년에서 수강신청자가 없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가 3월 중 추가 수강신청을 받는 만큼, 미수강신청 인원이 다소 줄어들 여지도 있다.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서울대를 제외하고 전국 국립대 의대 9곳의 개별 수강신청 현황을 분석한 결과, 수강신청을 마친 의예과 1학년은 모두 852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별로 지난해 의대 증원에 반발해 휴학한 '24학번 1학년'의 수강신청 규모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이들 9개교의 신입생이 총 1,244명인 점을 고려하면 1학년 다수가 수강신청에 일단은 응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북대와 전북대 등 일부 학교는 필수교양 과목에 한해 학생 대신 일괄 수강신청을 한 상황이라, 유의미한 수치로 볼 순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24학번 1학년의 수강신청 인원이 유독 적은 대학도 있었다. 제주대와 전북대는 24학번 1학년 중 수강신청을 한 학생이 아예 없었고, 부산대는 신입생 아닌 1학년이 수강신청을 한 경우가 고작 4건에 그쳤다. 진선미 의원은 "교육부가 내놓기로 한 의대 교육 내실화 방안이 아직도 발표되지 않으면서 의료 교육 현장에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며 "수강 및 복학 신청률이 낮다는 현황은 의대 교육의 무방비 상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딥시크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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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가 불댕긴 중국 AI 투자 경쟁... 中 아너도 "5년간 14.6조 원 투자"
중국 스마트폰 업체 아너(honor)가 향후 5년간 인공지능(AI) 분야에 100억 달러(약 14조6,15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자사 기기를 중심으로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게 목표다. 미국의 대(對)중국 첨단 칩 수출 통제 조치를 뚫고 개발된 중국 딥시크의 저비용·고효율 AI가 전 세계에 충격을 안긴 뒤, 중국 업체들의 대규모 AI 투자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아너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개막을 앞둔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AI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제임스 리 아너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5년 동안 AI에 1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AI 디바이스 생태계 기업으로 전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단순한 스마트폰 제조사를 넘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AI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아너 측은 "투자금은 기기에 AI를 적용하고 차세대 AI 비서를 개발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며 "또 일부는 AI 기기를 위한 플랫폼 구축에 쓰일 예정"이라고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밝혔다. 다만 어디에서 투자금을 조달할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아너는 2020년 화웨이에서 분사한 스마트폰 제조사다. 화웨이는 2019년 미국 정부가 자사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제재하자 서브 브랜드였던 아너를 매각했다. 화웨이에서 독립한 뒤 아너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경쟁하는 주요 제조사 중 하나로 떠올랐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여전히 약하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아너의 중국 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3%였다. 그나마 강세를 보이던 중국 시장에서도 최근에는 입지가 불안정한 상태다. 화웨이가 2023년 7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급 첨단 칩을 탑재한 스마트폰 '메이트 60'를 내놓고 부활에 성공하면서 작년 4분기 아너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2023년 4분기 대비 13.6% 줄었다. 애플(-18.2%)과 함께 판매량이 가장 많이 감소한 업체였다. 아너는 AI를 발판 삼아 이런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테크업계에서는 이른바 '딥시크 쇼크'가 아너의 AI 투자 계획 발표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본다. 블룸버그통신은 "딥시크의 추론 AI 모델이 등장한 이후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중국 주요 기술 기업들이 AI 모델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AI 기술 경쟁에 아너도 뛰어들었다"고 짚었다. 중국 최대 기술기업 알리바바그룹도 일주일 전이었던 지난달 24일 "향후 3년간 AI 분야에 3,800억 위안(약 75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너는 이날 간담회에서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결합한 스마트폰용 AI 비서를 시연하고, 자사 대표 스마트폰인 매직 시리즈에 7년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보안 업데이트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CCS 인사이트의 벤 우드 수석 분석가는 "구글은 그간 중국 스마트폰 업체와의 협력을 꺼려 왔다"며 "아너가 구글 픽셀, 삼성전자 갤럭시와 같은 수준의 지원을 받게 된 건 상당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아너와 구글 간 협력 강화는 마찬가지로 구글 OS를 쓰는 삼성전자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