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사히 “한일 관계, 문 대통령이 책임지고 타개하길”

입력
2021.05.12 11:51
"일본 정부에는 겸허함이 필요" 주문

일본 언론이 최악의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직접 만나 정상끼리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문 대통령의 결단을 주문했다.

아사히신문은 12일 ‘한일 관계, 정상 스스로 사태 타개를’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과제가 어려울수록 정치 지도자의 결단과 행동이 필요하다”며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책임지고 상황을 타개했으면 한다”고 썼다. 신문은 현재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아지는 등 어려운 상황을 전제하고도, “한일 관계 개선은 두 나라 간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중국 및 북한과의 관계 등 지역안정과 직결되는 문제”라면서 “문 대통령은 이런 전체적인 흐름을 보고 대승적 차원에서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겸허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베 정권은 2015년 위안부 합의 후 계속적으로 (한국을) 배려하는 자세를 취하지 않고 역사 문제를 경제 분야로까지 비화시켰다”며 “역사를 외면하는 태도로는 화해를 바랄 수 없다는 것을 일본 정부는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상끼리의 한일 관계 개선 방안으로는 다음달 런던에서 열릴 예정인 주요7개국(G7)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직접 만나 논의하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했다. 신문은 “스가 총리는 한반도가 지배에서 해방된 (일본) 패전의 역사를, 문 대통령은 국교 정상화 이후 양국의 호혜 행보를 응시하며 회담에 응하기 바란다”며 “다음 세대에 정상적인 이웃 관계를 물려줄 책임이 있음을 두 정상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두 정상이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극적인 합의 같은 것을 도출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국은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데 여당 지지율이 낮은 상태이고, 가을 총선(중의원 선거)을 앞두고 있는 일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습되지 않는 가운데 도쿄올림픽 개최를 강행하는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한일 관계 전문가들은 이런 정치 상황에서 양국 정상이 자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힘든 한일 관계 개선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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