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월마트와 코스트코를 비롯해 내로라하는 글로벌 유통기업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자상거래(e커머스) 최강자 아마존은 코스트코를 누르고 세계 매출 2위 유통기업 자리에 올랐다.
e커머스 중심으로 유통업의 판도가 뒤집히면서 대형마트, 백화점 등으로 출발한 전통적 유통기업들은 오프라인에 온라인을 결합하는 '옴니채널' 전략을 서두르고 있다. e커머스 기업들은 품목 다변화, 빠른 배송 등으로 본격적인 세 확장에 나섰다.
11일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2019 회계연도(2019년 7월~2020년 6월) 실적 자료를 토대로 전 세계 상위 매출 250개 유통기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쿠팡은 2014년부터 연평균 성장률 102.6%로 '가장 빠르게 성장한 기업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인도 릴라이언스 리테일(55.1%) 성장률을 두 배 가까이 앞섰다.
오프라인 점포가 따로 없는 쿠팡이 전국에 물류센터를 건립하며 빠른 배송 경쟁력을 키운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딜로이트는 "쿠팡의 성장은 전국적으로 야간 배송과 당일 배송을 가능하게 한 배송 서비스 확대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e커머스 기업의 약진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가장 빠르게 성장한 기업 톱10에는 미국 온라인 가구 판매 업체 웨이페어(47.2%), 쿠팡과 유사한 사업모델의 중국 징둥닷컴(36.3%) 등도 이름을 올렸다.
전 세계 매출 순위에서는 월마트가 1위를 지켰다. 아마존은 2015년 매출 톱10에 진입한 이후 매년 순위가 상승해 올해 1,584억 달러로 코스트코(1,527억 달러)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매출 톱10 안에서 순위가 상승한 유통기업은 아마존이 유일하다.
매출 상위 250위에 포함된 한국 유통기업은 총 8개다. 지난해에도 순위에 들었던 이마트, 롯데쇼핑, GS리테일, 홈플러스, 신세계에 이어 이번에 쿠팡(189위), 호텔신라(233위), 이랜드월드(243위)가 신규로 진입했다.
가장 순위가 높은 국내 유통기업은 매출 152억 달러를 기록한 이마트(62위)다. 이마트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와 함께 전국 점포에서도 온라인 주문을 처리하며 e커머스 매출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라이브커머스를 위한 별도의 스튜디오까지 차렸다. 온라인 주문을 통합 관리하는 신세계그룹 통합몰 SSG닷컴의 지난해 당일 배송과 새벽배송 매출은 전년보다 5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쿠팡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지난 3월 미국 뉴욕증시 상장 이후 충북과 전북, 경남에 대규모 물류센터 추가 건립 계획을 내놨다. 로켓배송 권역을 더 촘촘히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와 신세계는 e커머스 사업 확장을 위해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딜로이트 그룹 관계자는 "성장률 상위 50개 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19.1%로 톱250 전체 기업 성장률인 5%보다 현저히 높다"며 "e커머스 사업에 집중하며 인수합병, 탄탄한 고객층을 구축하려는 지속적인 노력 등이 성장 요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