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제3지대 창당설'이 제기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양대 정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이 정도 같으면 제 3지대가 열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힘을 실었다. 윤 전 장관은 또 "지금 국민의힘에 들어가면 큰 손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윤 전 총장과 파평 윤씨 종친이기도 하다.
윤 전 장관은 10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과거와 달리 사회관계망서비스(SNS)라는 수단이 생겼기 때문에 윤 총장의 경우도 SNS라는 무기든 수단이든 효율적으로 사용하면 전국 조직을 가진 정당을 만드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윤 전 총장의 또 다른 선택지로 꼽히는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서는 "정치를 안 하던 분이니까 참신성이 있는 것인데 거기(국민의힘)를 들어간다고 그러면 이미지가 훼손될 거 아니겠나"라며 "국민의힘이 예를 들면 이번 전당대회나 또 다른 계기를 만들어서 과거와 크게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면 그때는 그 부담이 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대권주자로서 높은 지지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든 조국 전 장관이든 통해서 윤 전 총장을 대통령 후보감으로 만들어 줬다"며 "다만 윤 전 총장의 높은 지지도가 절대적 지지라면 탄탄하지만 상대적 지지라고 한다면 확 빠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윤 전 장관은 3월 국민의힘 초선 공부 모임 강연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해 "정치 감각이 있다"고 언급한 것을 계기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더불어 윤 전 총장의 '킹메이커'로 조명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윤 전 장관은 "누구의 멘토를 한다거나 지도한다거나 하는 것은 나에게는 가당치 않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나는 원래 정치에 뜻이 전혀 없었고 정치적 소질이 거의 없다"며 "나이도 80대 초반으로 김종인 전 위원장보다 한 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이야 그 분야에 탁월한 분인 것을 이미 국민이 다 아니까 그분의 경우에는 그러실 수 있겠지만 나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지지연설을 하기도 했던 윤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4년을 "촛불정신을 훼손했다"고 촌평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민주적 가치 훼손에 대한 분노로 '탄핵 광장'에 나왔는데 민주주의를 발전·성숙시키기는커녕 전체주의 조장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성 지지층인 '문파'를 향해 "유사 종교의 신도가 교주를 향해 보여 주는 그런 모습 같은 것을 보여 줬다"며 "민주적 가치와 동떨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이나 정권에 대한 비판 자체를 마음대로 못하는 게 무슨 민주주의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대통령은 협치와 통합을 이야기했지만 국민이 양쪽으로 갈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윤 전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로 송영길 의원이 선출된 데 대해서는 "(민주당 변화 가능성의) 싹수는 보인다"고 답했다.
그는 "친문으로 평가되는 이들이 최고위원으로 당선돼 현실적으로 변화가 있겠느냐는 비관적 시각도 있다"면서도 "송 대표가 대표 된 이후 행보를 보더라도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한번 당을 바꿔 보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 같아 좀 기대해 보자는 심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