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N' 게임사 실적 신작이 갈랐다지만 …"확률형 아이템 논란은 여전"

입력
2021.05.1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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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리니지 매출 줄고 인건비 오르며 '어닝 쇼크'
넥슨도 역성장 전망...넷마블만 호실적 예고
2분기 신작 출시로 반등한다지만
확률형아이템 논란 따른 불매운동·규제는 부담

국내 대형 게임사로 꼽히는 3N(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의 1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야심작 출시가 미뤄진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우엔 주력 게임에서 발생된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체면을 구겼다. 반면,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선보인 넷마블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3N 게임사 실적, 엔씨 '먹구름', 넥슨 '흐림', 넷마블 '맑음'

엔씨소프트는 2021년 1분기 매출 5,125억 원, 영업이익 567억 원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30%와 77%씩 줄어든 규모로, 증권가의 당초 예상치를 넘어선 기대 이하의 성적표다.

인건비 증가로 인한 영업 비용 상승이 엔씨소프트엔 악재였다. 올 초부터 불거진 인터넷·게임 업체들의 성과급 인상 릴레이 분위기 속에 엔씨소프트도 3월 개발직 1,300만 원, 비개발직은 1,000만 원씩 연봉을 인상했다. 엔씨소프트는 인건비로 전분기 대비 26% 증가한 2,325억 원을 썼다.

대표 게임인 '리니지M' 이용자들의 불매운동도 1분기 실적엔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리니지 이용자들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회사 측의 게임 운영에 반발하면서 1월부터 불매운동을 벌였다. 회사 측은 "불매운동의 영향을 찾지 못했다"는 입장이지만 1분기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매출은 작년 1분기보다는 41.2%, 지난해 4분기 대비로는 14% 각각 줄었다.

신작 게임 출시도 지연됐다. 당초 1분기 중 출시가 예고되었던 '트릭스터M'은 이달 20일로 예정돼 있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마무리 작업에 시간이 걸렸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지만 당초 계획에서 빗나간 건 사실이다.

12일 실적 발표를 앞둔 넥슨도 역성장이 예상된다. 넥슨은 2월 열린 2020년 4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1분기 매출 9,150억 원, 영업이익 4,300억 원의 예상치를 제시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 감소한 수치다. 넥슨 역시 올 초 엔씨소프트와 마찬가지로 대표 컴퓨터(PC) 게임 '메이플스토리'에서 아이템 추출확률을 조작했다는 논란을 겪었다. 이용자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메이플스토리의 PC방 점유율 순위는 6위에서 9위로 떨어지기도 했다.

반면 14일 실적 발표가 예정된 넷마블의 전망은 '맑음'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1분기 넷마블은 매출 6,537억 원, 영업이익 867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22.7%와 324.9%씩 증가한 예상치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세븐나이츠2'의 흥행이 실적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매출 비중 높은 게임의 경우 불매운동이 타격 줄 수도"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경우, 양사 모두 2분기 신작 출시가 예정된 만큼 1분기 실적은 단기적인 부진이란 관측도 나온다. 확률형 아이템의 불신에서 비롯된 이용자들의 불매운동은 여전히 부담이다. 게임사 실적에 언제든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상수'란 진단에서다. 각사의 대표 게임이 주로 국내 이용자 중심으로 수익을 거두고 있는 만큼 불매운동이 장기화할 경우 매출뿐 아니라 게임 산업 자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실제 이번 논란을 계기로 국회에선 게임사를 대상으로 아이템 추출확률을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도 논의되고 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확률형 아이템 규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주요 게임들의 강한 프로모션을 상반기까지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기존 게임들의 매출 성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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