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나아진 것도 없는데 ... 특별방역주간 '종료'

입력
2021.05.1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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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이용시설 등을 집중 단속하는 특별방역관리주간이 9일로 종료됐다. 일시적 조치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한 차례 연장했던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지만, 현 상황 진단이 지나치게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확진자 수가 일일 진폭을 보이는 가운데 전반적으로 하향성 횡보하는 양상"이라며 "지난 2주간 특별방역점검주간을 설정해 모두가 각별한 방역 노력을 투입한 것이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홍 대행은 이어 "방역강화를 위해 1주간 연장하는 방안도 제기됐지만 한시적 조치였음을 감안해 추가 연장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앞서 지난달 26일 정부 기관의 회식과 사적모임을 일절 금지하고, 지자체 특별 방역 점검회의, 상시점검단 점검 등을 수행하는 특별방역관리주간을 1주일간 시행했으나 유행이 잦아들지 않자 한 차례 더 연장해 9일까지 이를 적용했다.

확진자 줄고 있지만 '감소세' 단정은 일러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 같은 상황인식에 우려를 내비쳤다.

확진자 수가 서서히 줄고 있는 것은 맞다. 최근 1주(5월2~9일)간 일평균 확진자 수는 565.3명으로, 직전 주(4월25일~5월1일) 597.1명에 비하자면 31.8명 감소했다. 유행이 집중된 수도권 환자 수도 같은 기간 353명으로 전주보다 줄었다.

하지만 최근 한 주는 주말 효과에다 어린이날(5일)과 어버이날(8일) 등 연휴가 이어져 검사자 수 감소로 인한 환자 수 감소세가 두드러졌을 수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 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그걸 '감소세'라 단정하기는 이르다"며 "이번 주(5월2~9일)에 발생한 환자는 1, 2주 후에 나타날 텐데 그때 환자 발생 양상이 올해 상반기 유행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이 바이러스도 '위험요인'... "안정됐다" 메시지 위험

빠르게 번지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도 위험 요인이다. 현재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히 번지고 있고, 울산의 경우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이 60%를 상회하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변이 바이러스는 정부가 생각하는 것보다 지역사회에 훨씬 더 많이 퍼져있다"며 "언제 폭발적으로 증가할 지 모르기 때문에 지금은 방역을 강화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계속 누적된 방역 피로감, 고위험군에 대해 진행되고 있는 백신 접종 등을 감안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 조정까진 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방역을 느슨하게 만드는 메시지를 줘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엄 교수는 "상반기 고위험군에 대한 백신 예방접종이 끝날 때까지는 긴장의 끈을 바짝 조여야 하기 때문에 지금 상황이 괜찮다, 안정됐다는 메시지를 주는 건 위험하다"며 "목표하는 백신 접종률이 충분히 달성될 때까지는 긴장을 풀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