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의 ‘청와대 로비설’에 대해 검찰이 사실무근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옵티머스 사태가 불거진 뒤 1년여간 정·관계 로비 대상으로 거론된 인사들을 조사해온 검찰은 조만간 로비 의혹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주민철)는 최근 현직 청와대 행정관급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A씨는 옵티머스 관계사 임원을 수차례 만난 것으로 드러나 로비 의혹이 제기됐던 인물이다. (본보 2020년 10월 17일자 1면)
검찰은 지난해 수사 과정에서 옵티머스 핵심 임원으로부터 “청와대 내 특정 지역 친목 모임에 우리 측 로비스트로 활동한 인물이 종종 참석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특히 “청와대 일부 인사들에게 용돈 성격의 금품이 건네진 것으로 안다”는 진술에 주목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해왔다.
A씨는 한국일보 통화에서 “옵티머스 측 금품수수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란 점을 충실히 설명했고, 검찰도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안다”며 옵티머스 연루 의혹을 부인했다. A씨는 지난해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본보에 “청와대 인사들 모임에 옵티머스 쪽 사람이 온 적이 있다. 그 사람이 내 이름을 주변에 팔고 다닌다고 하길래 엄중 경고했다. 그런데 그런 사람한테 돈을 받을 리가 있겠느냐”는 입장을 전했다. 검찰은 옵티머스 측 인사들과 A씨 진술 등을 종합해 ‘청와대 로비설’은 근거가 없다고 잠정 결론 내렸다.
앞서 옵티머스 사태가 불거지자, 청와대 전·현직 인사 3명의 실명이 거론되며 옵티머스 연루 의혹이 제기됐다. A씨를 비롯해 윤석호(44·구속기소) 옵티머스 이사의 부인으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이모(37) 변호사, 그리고 이 변호사와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했던 검찰 수사관 출신 B씨다.
이 변호사는 2019년 3~10월 옵티머스 계열사인 해덕파워웨이 사외이사로 일하다가 청와대로 옮긴 뒤 옵티머스 사태가 불거지자 지난해 6월 사직했다. 해덕파워웨이는 옵티머스 자금으로 무자본 인수합병(M&A) 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B씨에 대해선 청와대 근무 중 김재현(51·구속기소) 옵티머스 대표와 수차례 만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는 옵티머스 사태가 터진 후 지난해 7월 청와대를 떠났다. B씨는 한국일보 통화에서 옵티머스와의 관련성 및 금품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지난해 이 변호사와 B씨를 불러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소문이 무성했던 옵티머스 측의 '청와대 로비설' 관련 수사가 뒤늦게 사실무근으로 결론난 것을 두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기도 한다. 서울중앙지검은 이에 대해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말씀 드릴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