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불평등하고, 과정은 불공정하며, 결과는 부정의한 나라. 그 부정의함에 대한 비판조차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라가 문재인 정부 4년의 대한민국입니다." (장혜영 정의당 정책위의장)
정의당이 집권 4년차를 맞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 취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슬로건으로 내건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가 모두 반대로 갔다고 평가했다. 여영국 대표는 "요란한 빈 수레였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며 "다수 국민은 더 가난해졌고, 먹고사는 문제는 더욱 어려워졌고, 집값은 폭등했고, 자산 격차는 역대 최악이며, 불평등은 최대로 심화했다"고 꼬집었다.
정의당은 7일 국회에서 '깨어진 약속, 문재인 정부 4년의 개혁을 평가하다'는 토론회를 열고 △정치개혁 △권력기관 개혁 △불평등 완화 △인권 및 다양성 보장 △기후위기 대응 등 6개 영역의 의제들에 대해 평가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진보진영 인사들도 쓴소리를 냈다.
문재인 정부가 핵심적으로 추진한 사법개혁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진영논리 속에 함몰돼 검찰개혁의 구체적인 방향이나 전략이 없다"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 등 1차적인 제도 개선에 그치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갈등 등 진영싸움에만 몰입했다"고 비판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청산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교수는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사법행정자문회의를 신설했지만, 내부적으로 민주성이 보장되지 않아 법관의 독립성이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쓴소리가 이어졌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25차례에 걸친 부동산 대책은 철학도 없고 일관성도 없는 대책의 연속이었다"며 "문 대통령 취임 초 평균 11억7,000만 원이었던 강남 은마아파트 시세는 올해 4월 21억7,000만 원 수준으로, 4년 만에 10억이 올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다주택자 세제혜택 중단 △보유세 강화 △공시지가 시세반영률 제고 등을 촉구했다.
정치개혁에 대해서도 낙제점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위성정당의 등장으로 변질된 선거제 개혁에 대한 지적이 주로 제기됐다. 김준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개혁입법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은 "집권여당이 스스로 위성정당 창당 흐름에 가담함으로써 자가당착적 모습을 노출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대로 된 반성과 성찰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