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가 7일 동시에 광주 등 호남을 방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민심이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는 텃밭 사수 차원이었고, 국민의힘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체제 때부터 시동을 걸어온 서진(西進) 정책의 연장선상이었다.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광주를 찾아 국립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헌화와 분향을 한 송 대표는 무릎을 꿇고 엎드려 절을 한 뒤, 고교 동창이자 영화 '화려한 휴가' 주인공 모델인 전영진 열사 묘로 이동했다. 그는 "5·18민주화운동을 주도한 사람은 저였는데, 저는 죽지 못하고 우리 영진이가 (1980년) 5월 21일 총탄에 쓰러졌다"며 "제가 살아남은 사람, 빚진 자의 심정으로 지금까지 학생운동을 하고 민주당에 와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개혁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송 대표는 방명록에 "인습을 고치고 편안함을 버리고 당당하게 유능한 개혁 민주당 만들어 가겠습니다"라고 적은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담아 5·18 영령들 앞에 썼다"고 설명했다. 이용빈(초선· 광주 광산갑) 의원을 당 대변인으로 임명한 것도 5·18 정신을 계승하겠단 의지"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어 광주시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광주는 민주당과 대한민국 민주화 정신의 뿌리"라며 "민주당이 광주정신을 더욱 잘 받들어 문재인 정부를 성공시키고 4기 민주당 정부 수립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날 5·18 민주묘지 참배를 한 것에 대해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환영한다"고 했다. 송 대표는 이어 전남 나주의 한전공대 설립 부지와 한전 본사를 방문해 지역현안을 챙겼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이날 5·18 민주묘지를 찾아 영령들 앞에 고개 숙였다. 김 원내대표는 방명록에 "오월 민주영령님께 깊은 추모와 존경의 마음을 올립니다"라고 적은 뒤 민주열사 묘역을 둘러봤다. 12세에 계엄군의 총을 맞아 숨진 전재수군과 시민군 대변인이었던 윤상열 열사의 묘를 찾아 묵념한 김 원내대표는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 원내대표는 "저 또한 학생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같은 동지로서 고통과 아픔을 다시 한번 현장에서 느낀다"며 "희생당한 분들과 유족들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반복해선 안될 우리 역사를 잘 치유하고, 민주 영령들의 뜻을 승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역사적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전남 무안에서 열린 전남도당 개소식을 찾은 김 원내대표는 "우리 당이 친호남을 넘어 핵호남이 돼야 한다"면서 "호남이 우리의 핵이 된단 의지를 갖고 끌고 나가야 진정성 있게 변화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의 호남 방문에는 전남 보성 출신 정양석 사무총장과 광주 출신 전주혜 원내대변인 등이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