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요 당직에 학생운동권 출신인 ‘86(80년대 학번·60년대 생) 그룹'을 전면 배치했다. 당 최고위원과 원내 지도부에 친문재인계 인사들이 포진하면서 친문계·86세대의 통합 지도부를 꾸리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송 대표는 8일 광주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책위의장에 박완주(충남 천안을·3선) 의원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성균관대 총학생회 부회장 출신인 박 의원은 당내 진보·개혁 성향 모임 더좋은미래(더미래)에서 활동했다. 지난달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문계 핵심인 윤호중 원내대표와 경쟁했다.
당 전략기획위원장에는 송갑석(광주 서구갑·재선) 의원이 발탁됐다. 송 의원은 전남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86그룹 정치인이다. 송갑석 전략기획위원장이 호남 출신인 점을 들어 송 대표는 "광주의 정신이 민주당에 관철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송 대표도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당내 '86그룹의 맏형'으로 불린다. 당대표에 오른 후 전임 지도부의 '친문 일색'에서 벗어나 86그룹·비문재인계 의원들을 중용하고 있다. 대표 비서실장으로 발탁한 김영호 의원은 더미래 출신이고, 윤관석 사무총장과 고용진 수석 대변인도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옅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윤호중 원내대표가 친문계이지만 같은 운동권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86그룹의 전성시대"라고 촌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