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카카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559억 원으로 2018년(729억 원)보다 무려 6배 넘게 급증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이외의 수익모델 부재로 고전했던 과거와는 확실하게 달라진 모양새다. 카카오톡을 앞세워 다양하게 진출한 사업의 성과가 본궤도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영향력이 커진 만큼, 카카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카톡 플랫폼을 활용한 경쟁 우위 전략이 카카오에 '양날의 검'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7일 카카오에 따르면 1분기 매출 1조2,580억 원, 영업이익 1,57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45%와 79%씩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 성적표다.
증권가에선 카카오가 '성장의 폭주 기관차'에 올라탔다는 진단까지 나올 정도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1등 공신은 역시 플랫폼의 힘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확보한 카톡 플랫폼에서 진행 중인 광고와 페이, 모빌리티, 전자상거래(e커머스) 등의 사업에서 무한 질주 중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1분기 카톡 플랫폼을 이용한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72% 급증, 분기 사상 최고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미래 전망도 밝다. 카카오의 1분기 실적 발표 직후 증권사에선 "올해 걱정이 없다"는 장밋빛 전망만 내놓고 있다. 일부 증권사(삼성증권)는 현재 11만 원대인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15만7,000원까지 상향조정했다. 카톡을 기반으로 추진 중인 광고, 커머스, 유료콘텐츠, 금융 등 여러 사업이 본격 수익 구간으로 진입했다는 게 이유다. 지난해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배 이상 뛰었는데, 올해도 70% 넘는 고속 성장(연간 영업이익 8,000억 원 안팎)을 이어갈 것이란 게 증권가 관측이다.
하지만 카카오의 가파른 성장세 이면에 자리한 시장지배력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크다. 종전까지 '혁신기업'으로 각인됐던 평가가 최근엔 카톡 플랫폼으로 각종 분야에서 손쉽게 '경쟁 우위'를 차지했던 과거 대기업 형태와 유사하다는 진단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과는 무관한 헤어숍이나 실내골프장, 키즈앱, 패션 플랫폼 등으로 진출한 카카오의 영역 확대 사례가 대표적이다.
특히 카카오는 내부적인 사업 발굴이나 육성보단 유망사업으로 판단될 경우엔 인수합병(M&A)을 통해 해당 분야로 직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의 국내 계열사는 105곳으로, 카카오보다 계열사가 많은 곳은 SK그룹(144개)뿐이다.
한 골프매칭 스타트업 대표는 "우리가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기획해도 카카오와는 상대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실제 최근엔 카톡으로 행정문서까지 열람할 수 있는 등 카톡의 일상 지배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웬만한 스타트업은 카톡 기반 서비스와 경쟁 자체가 무의미한 상황이다.
최근 미국에선 아마존을 포함해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들을 겨냥한 규제 움직임도 잇따르고 있다.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불공정 경쟁을 하고 있다는 취지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서도 카카오나 네이버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시장 지배력을 악용하는 걸 막기 위해 규제 마련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만큼 이를 견제하기 위한 규제가 확산할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