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에 대해 “제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민주주의 방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강성 의원들이 주도하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선 “일부 의원의 개인 의견”이라고 거리를 뒀고, 조국 전 법무장관에 대해선 “여러 가지 기대에 못 미쳤고 젊은층에 상처를 준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자폭탄, 검수완박, 조국 전 장관 사태는 민주당의 당심과 국민 민심을 동떨어지게 만드는 핵심 사안이다. 김 후보자가 이에 대해 분명한 의견을 표명한 것은 당심이 아니라 민심을 보고 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그는 “국민의 삶과 눈높이가 우선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에 대해서도 “피해자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현 집권 여당의 가장 심각한 문제가 강성 지지층이 장악한 당심과 민심 간 크나큰 괴리다. 이로 인해 다양성과 활력이 사라져 쇄신의 출발점조차 찾지 못하는 여권에서 그나마 김 후보자가 민심을 따르는 목소리를 낸 것은 긍정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한 것도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 화합에 힘 써온 그의 이런 성향 때문일 것이다.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총리로 임명된 후에도 강성 지지층에 휘둘리지 말고 시중 여론을 대통령에게 과감히 전달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1년을 마무리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
김 후보자는 과태료 체납으로 인한 차량 압류 등 도덕성 논란에 대해선 “부끄럽다”며 여러 차례 사과했다. 과태료 체납 건수가 과도하지만 대다수가 오래전 배우자의 회사 차량이란 사정 등을 감안하면 심각한 결격 사유로는 보이지 않는다. 야당인 국민의힘도 7일까지 진행되는 청문회에서 무리한 의혹 제기보다는 총리 후보자의 정책 역량과 방향을 차분히 점검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