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열린 5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한마디로 ‘송구’ 청문회였다. 각종 의혹에 대해 “송구하다” “사려 깊지 못했다"는 사과성 해명이 쏟아졌다. 그나마 문승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당일 적격 의견으로 경과보고서가 채택됐고 도덕성 의혹이 제기되지 않은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도 6일 적격 의견의 보고서가 채택될 예정이다.
임혜숙(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준영(해양수산부) 노형욱(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부적격’ 판정을 내려 진통이 불가피하다. 정의당도 임 후보자와 박 후보자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 후보자는 청문회 전부터 여러 논란이 불거졌다. 임 후보자는 이화여대 재직 시 국비로 해외 세미나에 나가면서 자녀들을 수차례 동반해 ‘공사 구분이 없다’는 질타를 받았다. 제자 논문에 남편의 이름이 18차례나 기재돼 논문 내조로 남편의 실적을 부풀린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임 후보자는 “공동연구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건국대 교수인 배우자가 이화여대 대학생원들의 논문에 집중적으로 이름을 올린 것은 어색하기 짝이 없다. 박 후보자의 경우 부인이 1,000점 이상의 유럽산 도자기를 외교관 이삿짐으로 들여온 뒤 일부를 판매해 탈세 지적을 받았고 노 후보자는 관사에 거주하면서 공무원 특별공급제도를 통해 세종시 아파트를 분양받은 뒤 이를 되팔아 ‘관사 재테크’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청문회에서 이들의 자격을 면밀히 검증하지 않은 채 엄호하는 데만 열중했다. 청와대가 장관 후보자를 내려 보내면 앞뒤 가리지 않고 옹호하는 행태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은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여당 단독으로 보고서를 채택하고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경우가 29번이었다. 여권이 민심을 살피지 않은 채 또다시 이 과정을 반복하면 4·7 재·보선 참패 후 반성하고 변화하겠다던 다짐이 허언에 불과하다는 것을 입증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