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 자녀가 잠을 자면서 '드륵드륵’ 이를 갈 때가 있다. 어린이의 경우 14%, 성인은 8%, 60세 이상은 3% 정도로 이를 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갈이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젖니가 빠지고 영구치가 자라나면서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친다. 하지만 이갈이 계속되는데 방치했다가 아이의 치아뿐만 아니라 턱까지 망가질 수 있다.
생후 6~12개월 영ㆍ유아기는 처음 이가 날 때는 이가 간지럽거나 잇몸이 불편해서 일시적으로 이갈이를 할 수 있다.
만 1~3세까지 유아기는 젖니가 교합을 형성하면서 자리 잡는 시기로 교합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만 3세 이후 어린이에서는 유치가 자리 잡으면서 또는 유치열기에서 영구치열기로 진행되는 시기에 이갈이를 할 수 있다. 이때에는 증상이 대부분 일시적이고, 영구치열기로 갈수록 줄어든다.
하지만 위아래 교합이 맞지 않는 부정교합이나 스트레스 등 심리적 요인으로 이갈이를 계속할 수 있다. 특히 영구치가 난 뒤에도 계속 이를 갈면 치료해야 한다.
구지은 동두천 유디치과의원 대표원장은 “영구치가 난 뒤에도 이를 계속 갈면 치아가 마모된다”며 “이를 갈 때는 치아에 가해지는 힘이 평소보다 2배 이상 증가해 치아 형태가 변하는 것은 물론, 잇몸병까지 생길 수 있으므로 빨리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가는 아이에게 자꾸만 이를 간다고 다그치면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아 오히려 이갈이가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부모들의 세심한 관찰과 관심으로 이갈이 증상을 빨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가 이를 갈게 되면 턱 관절에 힘을 주므로 자고 일어나서 턱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턱이 아프다고 하면 이를 갈 가능성이 높으므로 턱의 통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한 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경계 부위 조직이 닳았는지 확인 한다.
이갈이가 심하면 치아끼리 닿아서 균열이 생기고 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경계 부위의 조직이 닳게 된다. 이로 인해 치통이 생기기도 한다. 이 밖에 체중 변화는 없는데 얼굴이 사각턱이 되거나 불균형이 생기는 등의 변화 여부를 확인한다. 치과를 방문해 얼굴 불균형의 원인이 이갈이가 맞는지 확인하고 치아 상태를 점검 하는 것이 좋다.
자녀가 이를 심하게 갈면 교합안전장치 착용도 고려할 수 있다. 마우스피스처럼 윗니와 아랫니 사이에 끼우고 잠을 자면 된다. 윗니와 아랫니를 닿지 않게 도와주고 턱근육 및 관절의 긴장 상태를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다만 자신에게 맞지 않는 것을 장기간 착용하다간 치아 맞물림 변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치과에서 정교하게 제작하고 착용 후 정기검진하면서 살펴야 한다.
구 대표원장은 “이를 심하게 갈면 턱뿐만 아니라 목과 어깨 통증을 유발하고 치주조직까지 상할 수 있다”며 “이는 아이의 학습능력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조기 발견·치료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이갈이의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스트레스로 낮 동안 받은 스트레스를 밤에 이갈이로 표출하는 것”이라며 “이갈이를 예방하려면 운동이나 놀이 등으로 스트레스를 풀게 하고 자주 대화하면서 아이가 힘든 부분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