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지역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했으나, 역학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릉시가 4일 밝힌 외국인 코로나19 확진자는 43명이다. 강릉시가 앞서 3일 긴급진료소를 만들어 743명을 검사한 결과다. 근육통과 두통을 호소한 2명을 제외한 41명이 무증상이다.
코로나19 연쇄감염이 시작된 3일 이후 강릉지역 내 외국인 누적 확진자는 50명이다. 러시아계가 44명, 중앙아시아 출신이 6명이다.
이들은 안인화력발전소 공사 현장이나 고랭지 배추밭에서 일하기 위해 경기도 등지에서 강릉에 온 것으로 알려졌다. 옛 강릉터미널 인근 모텔 등지에서 2, 3명씩 생활하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강릉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2,000명 안팎으로 추산되고 있다.
강릉시는 이날 외국인 1,000여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벌일 방침이지만, 미등록 외국인이 수백명에 달하는 게 문제다. 이들이 검사를 기피할 경우 지역 사회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시는 "불법 체류 사실은 조사하지 않겠다"며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강릉시 보건당국은 감염고리를 되도록 빨리 차단해 외국인 확진자를 100명 이내로 막는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당국은 통역 부족으로 근로자들과 언어 소통을 제대로 할 수 없어 신속한 역학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릉시 관계자는 "앞서 3일 하루 외국인 근로자 700여 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했는데 여기에 투입된 행정력은 우리나라 사람 2,000여명을 검사하는 것과 맞먹을 정도였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강릉시는 이날 정오를 기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수도권보다 강화된 2단계로 격상했다. 식당 등 영업시장을 수도권보다 1시간 빠른 오후 9시로 앞당기는 강수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