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월 만에 부활한 공매도 여파에 휘청했던 증시가 4일 소폭 반등했다. 셀트리온을 비롯해 전날 공매도의 집중 타깃이 됐던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대거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하지만 전날 1조 원 가까운 공매도 폭탄을 던진 외국인이 이날도 7,000억 원 이상을 공매도로 쏟아내면서 개미 투자자의 '투심'도 위축됐다.
이날 코스피는 0.64% 오른 3,147.37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1.1%)와 LG화학(1.43%), 현대차(2.52%) 등 시총 상위주가 대거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전날 2% 넘게 하락했던 코스닥도 시총 10위권 내 종목들이 일제히 상승 마감하며 0.56% 오른 967.2에 거래를 종료했다. 이로써 양대 증시는 엿새 만에 상승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에선 기관이 1,700억 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주가를 떠받쳤지만,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200억 원, 74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에서도 개인은 680억 원을 팔아치우며 각각 240억 원, 421억 원씩 순매수한 외국인 및 기관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외국인은 이날 7,340억 원어치를 공매도했다. 전날(9,719억 원)에 비하면 공매도 강도는 다소 약해졌지만, 공매도 금지 조치 이전인 지난해 1~3월 일 평균 공매도 금액(6,000억 원 대)보다는 여전히 많은 규모다. 이날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은 8,612억 원이었다.
전날 공매도의 집중 타깃이 되며 5~6%씩 급락했던 셀트리온(4.21%), 셀트리온헬스케어(4.45%), 셀트리온제약(3.01%) 등 '셀트리온 3형제'의 반등폭이 비교적 컸다. 다만 셀트리온(611억 원)은 이틀 연속 공매도가 가장 많이 몰린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HMM(-3.52%), 씨젠(-3.14%), 신풍제약(-1.79%) 등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공매도 여파를 비켜가지 못했다.
공매도 재개 첫날 코스피 하단을 지지했던 개인 투자자의 투심은 일단 움츠러든 분위기다. 하지만 지난 3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이 78조 원에 육박하는 등 증시 대기자금은 여전히 탄탄한 상황이다.
한편 공매도가 개인 투자자에게 불공평한 제도라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외국인 및 기관의 주식 차입기간은 '무제한'인데 반해 개인은 빌린 주식을 60일 안에 상환해야 하는 점 등을 문제점으로 제기한 청와대 국민청원은 게시 하루 만인 이날 오후 5시 기준 2만8,000명의 동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