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누나를 살해한 뒤 인천 강화도 농수로에 시신을 유기한 20대가 검찰에 넘겨졌다. 그는 검찰 송치 과정에서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잘못했다. 부모님께 죄송하다”고 했다.
인천경찰청 수사전담반은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한 A(27)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 중순께 인천시 남동구 한 아파트에서 누나인 30대 B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누나의 시신을 10일간 아파트 옥상에 방치했다가 같은 달 말 렌터카를 이용해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 석모도에 있는 한 농수로에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B씨의 시신은 농수로에 버려진 지 4개월 만인 지난달 21일 발견됐으며, A씨는 같은 달 29일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경찰에서 “누나와 성격이 안 맞았고 평소 생활 태도와 관련해 사소한 다툼이 있었다”며 “그날도 누나가 늦게 들어왔다며 잔소리를 해 말다툼을 하다 범행을 저질렀다”고 우발적 범행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잘못했다, 부모님께도 사죄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범행 후 누나 명의의 모바일 메신저와 은행 계좌를 사용한 사실을 확인,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도 추가할 방침이다.
A씨는 누나의 휴대폰 유심(가입자 식별 모듈)을 자신의 다른 휴대폰에 끼운 뒤 누나 행세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그는 올 2월 부모가 누나의 가출신고를 하자 조작한 카카오톡 메시지를 경찰 수사관들에게 보내 속였다. 또 부모에게도 보내 지난달 1일 경찰에 접수된 가출 신고를 취소하도록 했다.
A씨는 모바일 뱅킹을 이용해 누나 명의의 은행 계좌에서 자신의 계좌로 돈을 이체한 뒤 식비 등 생활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