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수 40만명이 넘는 세계 최대 규모 ‘아동 성착취물’ 공유 사이트가 유럽 치안당국에 적발됐다. 운영자 3명도 검거됐다. 2015년부터 3년간 운영되다 한국, 미국 등 32개국 수사기관 공조로 폐쇄된 이용자 128만명의 아동ㆍ청소년 성범죄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2V)’를 떠올리게 하는 사건이다.
독일 연방치안청은 3일(현지시간) 아동 성착취물 교환 플랫폼 ‘보이스타운’을 폐쇄하고 독일에 거주하는 40세, 49세 운영진 2명과 회원 한 명 등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파라과이에 머물던 또 다른 운영자 한 명(59)은 독일로 압송 중이다.
이들 운영진은 2019년 6월부터 인터넷주소(IP) 추적이 어려운 일명 ‘다크웹’에서 40만명 이상을 회원으로 둔 아동 성범죄 사이트를 운영하고, 서버 정비 및 회원 관리 등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체포된 남성 회원(64)에게는 2019년 7월 보이스타운에 가입한 뒤 지금까지 3,500건의 아동 성착취 사진ㆍ동영상을 올린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은 이 남성이 플랫폼을 가장 많이 이용했다고 전했다.
수사 결과, 보이스타운에서는 주로 남아를 대상으로 하는 성학대 사진과 동영상 교환이 이뤄졌다. 일부 콘텐츠에는 유아에 대한 심각한 성적 유린 장면도 포함돼 있었다. 피의자들은 또 몰도바 소재 서버를 임대해 경찰의 추적을 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는 “보이스타운은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아동 성학대 플랫폼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독일 경찰은 이번 작전을 위해 유럽연합경찰기구(유로폴)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네덜란드 스웨덴 호주 미국 캐나다 당국과도 공조했다. 호르스트 제호퍼 독일 내무장관은 “‘약자를 노리는 범죄자들은 어디에서도 안전하지 않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여주는 수사 결과”라며 “우리는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고 혐오범죄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독일 의회는 지난달 아동 성범죄물을 유통ㆍ배포할 경우 최대 징역 10년, 관련 콘텐츠를 소지하거나 구입만 해도 최대 5년형을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