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5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후보자 관련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다. 여야의 지도부가 새로이 교체된 터라 청문회에서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단지 기싸움의 문제가 아니라 장관 후보자들의 적격성을 제대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의혹들을 철저히 따지고 해명을 들어 결격사유가 있는 후보자는 걸러내야 할 것이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지금까지 나온 의혹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제자 논문 표절 의혹에 이어 해외 체류 기간에 13차례나 국내 주소를 이전해 위장전입 의혹이 불거졌고, 서울 서초동 아파트 투기 의혹, 이중국적자인 두 딸의 국민건강보험 혜택, 배우자의 농지 편법 증여, 이화여대 교수 재직 시 해외 세미나에 딸들이 동행한 사실 등이 드러났다. 일부 내용은 해명했지만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다.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주영국 대사관 근무를 마치고 귀국할 때 부인이 도자기 제품을 외교관 이삿짐으로 관세 없이 들여와 판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야당의 지적처럼 ‘밀수’라 해도 할 말이 없다. 해양경찰청을 지휘하는 해수부 장관으로서 문제가 될 만하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도 2011년 공무원 특별공급으로 세종시 아파트를 분양받아 관사에 거주하다 2017년 약 2억3,000만 원의 차익을 남기고 팔아 ‘관사 재테크’에 갭 투자를 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과거의 일이지만 부동산 정책 주무 장관으로서 영이 설 것인지 의문스럽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문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강행한 장관급 인사가 30명에 가까워 청문회 무용론이 거론되곤 했다. 이번에도 임기 말 레임덕을 막기 위해 청와대와 여당은 원안 그대로 임명하려는 생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적격자를 임명하는 것은 신뢰와 권위를 더욱 떨어뜨릴 뿐이다. 청문회 결과에 따라 결격사유가 인정되면 문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거나 후보자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