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도 일상 복귀 잰걸음... 이번엔 대규모 '야외 콘서트' 실험

입력
2021.05.0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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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5일 FA컵에선 2만1000명 입장 허용 
연구 결과 따라 방역지침 보다 완화 가능성 
1차 접종률 65.5%... 대량 접종 자신감 바탕

지난달 봉쇄 조치를 푼 영국이 이번엔 대규모 ‘야외 콘서트’를 열었다. 시민들과 함께하는 대중음악 시상식과 축구 결승전 시합도 예정돼 있다. 높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토대로 다양한 일상 복귀 실험에 나선 모습이다.

2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에서 코로나19 확산 후 처음으로 거리두기 없는 야외 콘서트가 개최됐다. 5,000명의 관객들은 마스크도 쓰지 않고 오랜만에 자유를 만끽했다. 코로나19 음성 증명서만 제출하면 입장이 허용됐다. 관객 대부분은 올해 리버풀대에 입학한 신입생들이었는데, 이들은 그간의 한을 풀 듯 다닥다닥 붙어 발을 구르며 공연을 즐겼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일상에 가까운’ 첫 콘서트였다”고 평했다.

콘서트 주최자는 영국 정부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를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4월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FA컵 준결승과 카라바오컵 결승에선 각각 4,000명, 8,000명의 관중을 받았다. 리버풀의 한 대형 클럽에서도 3,000명이 모여 파티를 즐겼다. 이달 12일 열리는 대중음악 시상식 브릿어워즈에는 4,000명, 15일 FA컵 결승전에는 2만1,000명의 관객이 입장할 예정이다.

그저 봉쇄로 억눌린 시민들의 열망을 충족시켜 주려는 게 아니다. 영국 정부는 ‘다중 모임’ 행사가 코로나19 전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참가자들의 상태를 추적해 발병 가능성을 점검하고, 실내 환기나 거리두기 등 여러 변수와 감염 간 상관관계도 알아보는 중이다. 다른 나라에서도 대규모 콘서트는 일상 회복 여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지난달 말 뉴질랜드 오클랜드(5만명)와 스페인 바르셀로나(5,000명)에서도 ‘노 마스크’ 콘서트 실험이 실시됐다.

정부는 연구 결과에 따라 방역 지침 수위를 재조정할 방침이다. 영국 보건부는 “다양한 행사에서 시민들의 안전한 참가를 보장하는 것이 실험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런 자신감은 높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바탕이 됐다. 1일 기준 영국에선 백신 접종 대상자의 65.5%가 1차 접종을 마쳤고, 29.1%는 두 번 다 맞았다. 이스라엘과 함께 세계 최상위 수준이다. 이스라엘도 지난달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등 일상 복귀를 서두르고 있다.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