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A 문화계 큰손 엘리 브로드 별세

입력
2021.05.02 17:07
23면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문화예술 발전에 큰 공로가 있는 억만장자 자선사업가 엘리 브로드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8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브로드가 설립한 '엘리 앤드 에디스 브로드 재단' 측은 그가 이날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주택 건설업과 보험업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브로드는 로스앤젤레스 시내에 월드 디즈니 콘서트홀, 로스앤젤레스 현대미술관(MOCA) 등 주요 문화시설 건립을 주도했다. 미술품 수집에도 관심이 많아 1984년 '브로드 미술재단'을 설립해 소장품 대여를 시작했고, 2015년에는 현대미술 전시관 '더 브로드'를 세우기도 했다. "낙후돼 있던 로스앤젤레스 시내를 번화가로 바꾸는 데 자신이 일군 부를 쏟아부은 인물"이라는 평가다.

리투아니아 이민자 출신 페인트공 아버지와 재봉사 어머니 사이에서 1933년 태어난 브로디는 24세 때 도널드 코프먼과 주택건설회사를 세웠다. 훗날 이 회사가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주택건설업체로 성장하면서 30세가 되기 전에 이미 백만장자가 됐다.

1971년에는 한 보험회사를 인수해 퇴직연금 등 은퇴자를 겨냥한 금융상품 판매에 주력했고, 이렇게 탄생한 '선아메리카'는 1998년 AIG에 165억달러(약 18조4,400억원)에 팔렸다.

권영은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