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이드 살해' 쇼빈 선고 앞두고... 검찰 "양형기준 넘는 형벌 필요" 주장

입력
2021.05.02 08:21
변호인은 "합법적 체포 과정" 즉각 반발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살해 혐의로 배심원단 유죄 평결이 내려진 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 조지 쇼빈에게 주 검찰이 주 정부 지침보다 더 엄격한 처벌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검찰은 쇼빈이 자신의 권위를 남용해 플로이드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키스 앨리슨 미네소타주 법무장관은 지난달 30일 법원에 제출한 서면을 통해 “플로이드는 술해 취해 있는 등 취약한 상태에서 바닥에 얼굴을 대고 손이 등 뒤에 결박되어 있었다”며 “쇼빈은 플로이드가 반응을 보이지 않는데도 결박을 계속횄으며 불필요한 고통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또 “쇼빈은 경찰관으로서의 자신의 지위를 남용했다”며 법정 가이드라인을 넘어서는 형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 검찰의 이러한 주장은 최대 징역 4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쇼빈의 혐의 ‘2급 살인’에도 불구하고 전과가 없는 피고인을 대상으로 하는 주 법원의 선고 지침이 12년 6개월이라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미국 NBC뉴스는 “판사는 최소 10년 8개월형부터 최대 15년형을 선고할 수 있다”고 내다 봤다. 하지만 검찰 측은 악화한 여론을 감안할 때 쇼빈에 대한 형벌을 더 가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셈이다.

변호인단은 주 검찰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쇼빈의 변호인인 에릭 넬슨 변호사는 “쇼빈은 합법적인 체포 과정에 있었고, 미네소타주 법에 따라 합당한 권력을 가졌다”고 주 검찰의 주장을 일축했다. 넬슨 변호사는 또 “플로이드는 특별히 잔인하게 대우받지 않았다”며 “쇼빈이 저지를 폭행이 보통의 2급 살인과 다른 불필요한 고통을 수반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공은 피터 케이힐 판사에게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미네소타주 법원은 오는 6월 25일 쇼빈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 예정이다. 법원이 쇼빈에게 양형기준을 벗어나는 형을 선고하기 위해서는 '가중 요인'을 찾아 인정해야 한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설명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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