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소비 모두 좋아졌다는데… 식당은 왜 아직 파리 날릴까?

입력
2021.04.30 18:00
통계청 '3월 산업활동동향'
서비스업 생산·소매판매 모두 2월 대비 늘었지만
음식점업·화장품 판매 등 코로나19 이전에 못 미쳐

밑바닥 경기를 보여주는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가 지난달 동반 상승하면서 제조업과 수출에만 의존했던 경기 회복세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식당과 화장품 등 일부 항목은 최근 개선세에도 여전히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업종별로 회복 속도 차이가 큰 ‘K자형 경기회복’이 심화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서비스업 1.2% 늘었지만... 대면 서비스업은 지지부진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3월 전(全)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8%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이 0.8% 줄긴 했지만, 서비스업 생산이 1.2% 늘어나며 전체 산업생산을 이끌었다. 서비스업은 특히 2월부터 2개월 연속 1%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고무적인 부분은 코로나19로 피해가 컸던 대면 서비스 업종의 개선세다. 3월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8.1% 급증했으며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7.6%), 운수·창고업(5.8%) 등도 증가 폭이 컸다.

하지만 이는 전월인 '2월보다는 낫다'는 의미에 불과하다. 상당수 업종은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생산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3월 숙박·음식점업 생산지수는 78.5(2015년=100)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전인 지난해 1월(98.2)은 물론 2차 대유행 이전인 지난해 7월(87.3)보다도 낮다.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 생산지수 역시 3월에 74.8로 2020년 1월(108.0)의 70% 정도였다. 그밖에 교통을 포함한 운수·창고업, 학원 등 교육서비스업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복 소비'? 화장품·가방은 관광객 빈자리 크다...정부는 '낙관'

소매판매도 내부 사정을 살펴보면 사정이 그리 좋지 못하다. 3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2.3% 늘어나며 7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외출이 잦아지면서 의복 등 준내구재 소비가 9.1% 급증한 영향이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소비도 전월 대비 1.5% 늘었다. 이처럼 재화 소비는 대부분의 품목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다다랐다.

하지만 화장품 소매판매지수는 3월 133.4로 2020년 1월 지수(165.8)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신발·가방 소매판매지수 역시 지난해 1월 116.4였지만, 올해 3월은 97.5에 불과했다. 화장품과 가방 모두 중국인 관광객(유커)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던 만큼, 국내 소비가 아무리 나아지더라도 관광객의 빈 자리를 채우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내수와 수출이 동반 개선세에 있는 만큼 경기 회복세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아직 경기 밑바닥까지 개선세 훈풍이 충분히 미치지 못한 것일 뿐, 조만간 서비스업과 소매판매 모두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란 기대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주요 지표가 전월보다 개선되면서 경기회복세가 좀 더 확대된 모습"이라면서 "대면 서비스업 수요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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