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Madam)’ 하원의장, ‘마담’ 부통령. 그동안 어떤 대통령도 국회 연단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은 없었다. 이제는 그럴 때가 됐다.”
2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상ㆍ하원 합동 연설이 열린 워싱턴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는 미 역사상 유례 없는 장면이 연출됐다. 대통령 연단 뒤 의장석 두 자리를 모두 여성이 채운 것이다. 의장석에는 상원의장을 겸직하는 부통령과 하원의장이 앉게 되는데, 이날 연설 때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겸 상원의장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자리했다.
의장석에 처음 여성이 등장한 건 2007년 펠로시가 첫 여성 하원의장이 됐을 때다. 펠로시 의장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의회 연설 때도 의장석을 지켰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의 옆자리에 여성이 앉은 것은 처음이다. 해리스가 미 역사상 첫 여성 부통령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대통령 뒤편에 모두 여성이 자리하는 역사적 장면이 탄생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여성의 경칭(敬稱)인 ‘마담’으로 역사적 순간을 기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마담 하원의장’이라 말한 뒤 부통령 앞에도 ‘마담’을 붙이자 의회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펠로시 의장은 연설 전부터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연설 전 인터뷰에서 “역사를 만들게 돼 멋지다”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연설 이후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 “평범한 일”(normal)이라고 대답했다. 여성 두 명이 의장석에 앉는 게 더는 불가능하거나 특이한 일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미 여성계도 “아름다운 순간”이라며 기뻐했다. 크리스티안 누네스 국립여성기구 대표는 미 공영방송 PBS에 “오늘은 위대한 출발”이라며 “여성이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누릴 수 있도록 계속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