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주도한 이른바 적폐 청산 수사에 대한 첫 공개 비판이 나온 가운데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묵은 감정은 정권 교체의 큰 강물에 씻어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29일 정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검사 윤석열은 자신의 자리에서 본분을 다한 것일 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의원은 충남 공주·부여·청양을 지역구로 둔 5선 의원으로 윤 전 총장이 현직에 있을 때부터 그를 '고향 친구'라 부르며 적극적으로 응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전날 김용판 의원이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당시 자신을 수사했던 윤 전 총장을 향해 "(대권 주자로 나서기 전에) 고해성사 과정을 먼저 거치라"고 촉구하며 처음으로 비판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냈다.
이에 정 의원은 "김미리 부장판사가 오랫동안 붙잡아 둔 조국 사건, 울산 부정선거 사건에 무죄가 선고되면 수사 책임자였던 윤 총장이 사과해야 하는 것인가"라며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한 '윤석열 검사', 박근혜 대통령을 수사했던 박영수 특검의 '윤석열 팀장'은 우리 사법 체계에서 주어진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게 '홍길동 검사', '홍길동 팀장'이었다고 해도 아무런 차이가 없었을 것"이라며 "IMF 사태 직후 우리 사법부는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 공직자들의 정책적 판단에 대해서는 그 어떤 책임도 묻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나치게 협량하다', '되지도 않을 일'이라는 의미의 '좁쌀에 뒤웅박을 판다'는 말이 있다"며 "검사 윤석열에게 수사했던 사건들에 대해 일일이 사과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좁쌀에 뒤웅박을 파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지금 우리 야당이 수행해야 할 시대적 대의는 정권 교체로, 정권 교체라는 큰 강물에 자잘한 감정은 씻어 내야 한다"며 "일에는 선후와 경중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