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은 실세? 문대통령 복심 윤건영 "그는 민간인일 뿐"

입력
2021.04.29 15:30
연수 3개월 만에 귀국한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열성 지지자 '문자폭탄'엔 "민주당 색 다양하다" 옹호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등으로 일컬어지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최근 미국으로 연수를 떠난 지 약 3개월 만에 돌아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문 대통령의 또 다른 측근 인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양 전 원장이) 과도한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며 "대선에 기여할 수도 있지만 그걸 지금 상황에서 과도하게 볼 건 아니다"라고 했다.

윤 의원은 2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양정철 전 원장은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 소위 말해서 민간인으로 어떤 공직도 맡지 않고 지금까지 쭉 보내왔다"며 "그런 사람에게 최근에 언론이 너무 과도하게 주목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어 양 전 원장이 대선 주자급 인사와 만난 것을 두고 "개인적 만남일 것"이라며 "양 전 원장이 어떤 역할을 하든 대선에 기여하든 이런 부분들은 철저하게 개인의 선택이 아닌가"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양 전 원장에 대해 "인간적인 안타까움이 있다"며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는 데 많은 공헌이 있던 분이지 않나. 그 이후로 이러저러 여러 가지 이유로 본인이 다니는 모습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1월 열린민주당 소속인 손혜원 전 의원이 양 전 원장을 저격했을 때도 "형(양 전 원장)을 알기에 더 마음이 아프다"며 우회적으로 그를 옹호했다.

당시 손 전 의원은 "문 대통령이 2017년 5월 양 전 원장과 연을 끊었다"며 "문 대통령이 완전히 쳐낸 사람"이라며 양 전 원장을 공격했다. 윤 의원은 당시 발언에 대해 "우리 내부로부터 싸울 일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문자폭탄? 선출직이면 감내해야"

한편 윤건영 의원은 이른바 '문파'라 불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들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문자폭탄' 등에 대해서는 "선출직 (국회의원)이라면 그 정도는 감당하고 가야 되지 않나"라고 옹호했다.

그는 "과도한 욕설이나 인신 공격은 문제지만, 당원들이 소속 의원들에 대해서 본인의 의사 표현하는 것 정도라면 그 자체를 비난할 수 없다"면서 "과거에 노무현 대통령이 어려운 시절에도 대통령 욕해서 주권자인 국민의 속이 풀린다면 얼마든지 하셔라, 그게 온당하다 라는 취지의 말씀도 하신 적이 있다"고 했다.

앞서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 등에 "험한 말로 점철된 문자폭탄을 의원들에게 수시로 보내는 행동에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다"며 '문자폭탄'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4·7 재·보궐선거 참패 직후 초선 의원들이 쇄신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냈다가 휴대폰 번호가 공개돼 문자폭탄을 받고 물러선 일도 있다.

'문파'들의 활동이 다른 목소리를 차단한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도 오히려 "민주당에는 다양한 색깔이 있고, 민주주의는 다양성을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색이 다양하다고 문제 삼을 순 없다"고 했다. 그는 "다양한 색 중에서 몇몇 색깔이 도드라져 보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 색깔이 다른 색을 지울 순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2018년 4·27 판문점선언 3년이 지나는 시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남북관계가 지지부진한 데 대해 "착잡하다. 지난 판문점선언 이후에 제대로 된 이행을 못해내 아쉽다"며 "당장은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만나기) 대단히 어렵지만 충분히 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등에서 '판문점선언을 실패'로 규정한 것을 두고 "그분들은 그런 말할 자격이 없다"며 "수치적으로 비교해 보면 북한의 국지 도발은 국민의힘이 집권했던 7년 동안 264회가 있었는데, 판문점선언 이후엔 3년 동안 단 한 번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게 대화의 성과"라며 "최소한 한반도 상황이 일정하게 관리되고 평화는 지켜 왔다"라고 덧붙였다.


인현우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