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총수(동일인)가 정몽구 명예회장에서 정의선 회장으로 변경됐다. 효성의 동일인도 조석래 명예회장에서 조현준 회장으로 바뀌었다.
동일인 지정은 정부가 정 회장과 조 회장이 각각의 회사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을 갖췄다고 판단한 것으로, 기업집단에 대한 규제도 두 사람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지정하면서 현대차그룹의 동일인을 정몽구 명예회장에서 정의선 회장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84세인 정 명예회장이 주력 회사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사내이사에서 사임하는 등 경영 복귀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새로 동일인에 지정된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주력 회사인 현대차의 회장으로 취임했고, 아버지인 정 명예회장이 보유한 의결권도 위임받아 사실상 최다 출자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정 회장은 취임 후 1조 원 규모의 투자 결정을 하는 등 실질적 지배권도 행사하고 있다.
효성의 동일인도 조석래 명예회장에서 조현준 회장으로 바뀌었다. 조 명예회장도 마찬가지로 건강 상태나 기업의 직책을 모두 내려놓았다는 점 등을 살펴볼 때 경영 복귀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공정위는 새 동일인인 조 회장이 지주회사인 효성의 최다 출자자고, 조 회장 취임 후 효성의 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이 있었다는 점을 들어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공정위는 자산 5조 원 이상인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이 중 자산 10조 원 이상인 기업집단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이번 지정에서는 지난해보다 7개 늘어난 71개 기업집단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쿠팡과 한국항공우주산업, 현대해상, 중앙그룹 등 8개 기업집단이 대기업 타이틀을 단 반면 KG 그룹은 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 빠졌다.
이 중 쿠팡과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동일인=회사’로 지정됐다. 쿠팡은 그간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판단하지 않았다는 관례, 한국항공우주는 공공기관인 수출입은행이 최다 출자자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지난해(34개)보다 6개 늘어난 40개다. 셀트리온과 네이버, 넥슨, 넷마블 등이 신규 편입됐고, 대우건설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