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소방 헬기 ‘까치 2호’가 소방 분야에서 최초로 국가등록문화재(805호)에 등록됐다. 소방역사에 중요한 흔적을 남긴 소방 장비이자, 역사·사회적 가치를 지닌 유물로서 인정받은 것이다.
1980년 도입한 까치 2호는 2005년 퇴역까지 화재진압·응급환자 후송을 위해 총 3,091회 출동해 2,983시간 45분 비행하면서 942명의 인명을 구조했다. 특히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와 이듬해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와 같은 대형 참사 현장에서 인명구조와 공중지휘 통제를 담당하는 등 활약을 펼쳤다. 1980년 함께 도입된 까치 1호가 1996년 추락 후 폐기되면서 최초 도입 소방 헬기로는 유일하게 남아 이 분야 첫 등록문화재가 됐다.
까치 2호의 기체 번호는 '서울005호'로 별칭으로도 쓰인다. 소방 헬기의 기체 번호는 동일 기종이 새로 도입되면 새 헬기에 1번을 부여하고 기존 헬기는 뒷 번호로 밀리는 방식이다. 까치 2호 역시 도입될 당시 기체 번호는 까치 1호에 이어 '서울002호'였지만, 이후 동일 기종 헬기 3대가 더 도입되면서 서울005호로 밀렸다. 그래서 까치 2호의 현역 시절 사진을 보면 서울002호가, 등록 기념행사가 열린 29일 사진에선 서울005호가 기체에 적혀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까치 2호의 국가등록문화재 공식 등록을 축하하는 기념식이 29일 서울 동작구 보라매안전체험관에서 열렸다. 이날 기념식에서 소방공무원 출신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체가 작아서 구급대가 기내에 다 들어가지 않아 헬기 문을 연 채로 인명구조를 했다고 들었다"며 현역 시절 선배로부터 전해 들은 일화를 소개했다.
오 의원의 설명처럼 까치 2호는 소형 헬기다. 미국 맥도널더글러스사가 제작한 MD500 기종으로 기장 9.49m에 기폭 1.5m, 기체 중량은 599㎏이며 탑승 인원은 5인이다.
신열우 소방청장은 인사말에서 "까치 2호의 문화재 지정을 환영하며 하루빨리 소방박물관이 건립되어 국민들에게 일상의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소원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