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디자인학과, iF 디자인 어워드 '싹쓸이'

입력
2021.04.29 09:03
세계 3대 디자인상서 본상 10개 수상
안전·소통 등 주제, 두 자릿수는 처음


UNIST(총장 이용훈) 디자인학과가 세계 3대 디자인상의 하나인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2021’에서 10개의 본상을 수상했다. 이 상에서 매년 많은 수상작을 내온 이 대학 디자인학과가 두 자릿수 수상을 기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수상의 영광을 안은 주인공은 김관명, 김차중, 김황, 박영우, 이경호, 이희승 교수팀.

김황 교수팀은 단독으로 4건, 김관명 교수팀과 공동으로 2건, 이희승 교수팀과 1건 등 총 7개의 수상작을 배출했다. 김차중-박영우 교수 공동 연구팀, 김관명 교수팀, 이경호 교수팀이 진행한 프로젝트는 각각 본상 1개씩을 받았다.

올해 디자인학과는 안전과 소통을 주제로 다수의 수상을 이끌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의료현장, 안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건설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또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디자인에서 강점을 보여 10개 수상작 중 7건이 앱 디자인이었다. 다양한 분야의 소통과 연결을 촉진하는 플랫폼을 선보인 것이 수상의 원동력이 됐다.

김차중 교수와 박영우 교수팀은 KAIST 남택진 교수와 함께 코로나19 현장의 문제에 주목했다. 이들은 격리병동에서 환자와 의료진을 연결하는 패스박스(Pass box), ‘토크(TOQUE)’를 디자인했다. 양 방향 살균소독과 통신 기능을 갖춰 방호복 없이도 물품 전달과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 제품이다.

김황-김관명 교수 연구팀은 ‘웨이브 헷(Wave Hat)’과 ‘웨이브 앱(Wave App)’으로 두 개의 본상을 수상했다. 건설현장 근로자의 뇌파 등 다양한 생체신호를 측정해 안전을 예방할 수 있는 스마트 안전모와 구동 어플리케이션 디자인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해당 제품 디자인은 울산의 기업 ㈜HHS와 함께한 것으로 의미를 더한다.

김황 교수팀은 클래식 연주자들을 위한 플랫폼 ‘레가토(Legato)’, 화장품 정보와 뷰티 크리에이터를 연결해주는 ‘힛팬(HITPAN)’ 등 사용자들의 일상을 풍성하게 하는 디자인을 선보였다. 김황-이희승 교수팀이 함께한 ‘북릿(Booklet)’ 또한 동네책방의 공간과 문화를 온라인으로 옮겨와 좋은 평가를 받았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앱 디자인들도 수상작으로 다수 선정됐다. 김황 교수팀은 당뇨 관리를 위한 건강관리 앱 ‘에코(Echo)’와 정신과 환자와 병원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앱 ‘비헤이브(beHAV)’를, 이경호 교수팀은 인공지능을 응용해 피부 문제를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소셜미디어 ‘스키나(Skina)’를 제안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김관명 교수팀은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팔꿈치 재활 기구, ‘구피(GOOPI)’로 본상을 수상했다. 이 제품은 집이나 소규모 병원에서도 손쉽게 환자 맞춤형 재활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이용훈 총장은 “이번 수상은 의료, 건설 현장을 비롯한 우리 주변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한 디자인학과의 세심한 고민을 인정받은 성과”라며, “현장의 문제에 과감히 도전해 우수한 결과를 얻은 연구진에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한편 iF 디자인 어워드는 독일의 ‘인터내셔널 포럼 디자인’이 주관하는 디자인상이다. 올해 심사에는 9개 부문에 전 세계 52개국에서 1만개 이상의 출품작이 접수돼 엄격한 심사를 거쳤다.

김창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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