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구에서 가장 '핫'한 곳은 서구다. 2019년 착공한 KTX서대구역사가 올 하반기 개통하면 대구는 기존 동대구역과 서대구역 양대 교통축으로 재편된다. 그동안 대구에서 가장 침체된 지역으로 각인된 서구의 대변신이 시작되는 것이다. 변화의 움직임은 벌써 수년 전 시작됐다. 염색산업단지와 서대구산업단지 등 산업단지가 전체 면적의 3분의 1이나 차지하는 서구는 공장 굴뚝의 매연을 없애고 도심재생사업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이미지 변신 중이다. 산단지역에서 불어오는 북서풍이 주택가 대기오염의 주범이 되다보니 '동남풍'이 불기만을 바라는 류한국 서구청장을 27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최근 서구의 지도가 바뀌는 느낌이다.
"KTX서대구역 공정률이 93%다. 올 하반기 개통하면 대구의 중심축이 된다. 이에 맞춰 이현삼거리에서 역까지 진입도로도 완공되고 2023년까지 광장도 조성된다. 서대구역세권은 역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98만8,000㎡가 개발된다. 신규 고용 12만명, 생산유발 24조원, 부가가치 8조원이 예상되는 대역사다. 서대구역을 중심으로 대구의 미래가 바뀌게 될 것이다."
-K2 종전부지 개발과 서대구역세권 개발사업이 대구의 양대 사업이 될 것 같다.
"다음달이면 서대구역사가 완공되고 하반기 시운전에 돌입한다. 대구권 광역철도와 대구산업선이 각각 2023년과 2027년 개통하고, 통합신공항을 잇는 대구경북선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에 포함됐다. 광주~대구를 잇는 달빛내륙철도는 추가 검토 노선으로 정부와 협의 중이다. 철도가 확장되면 서대구역이 남부권 최대 교통 물류 중심지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대구역세권은 포화상태인 동대구역의 기능을 분산해 동서 균형 발전과 대구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서구는 섬유산업 쇠락, 노후주택 심화로 여전히 낙후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개선책 있나.
"서구는 1980년대까지 섬유산업을 중심으로 대구의 중심지였다가 성장을 멈췄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먼저 노후된 산업단지를 재생하고, 주택 재개발과 재건축사업을 펼치고 있다. 달성토성마을과 원고개마을 등 도심재생사업을 통해 도시 인프라도 새로 조성하고 있다. 방치된 사유지를 매입해서 이현공원을 조성하고 와룡산에는 등산로와 힐링데크, 숲도서관을 조성하는 등 도심 속 녹지도 넓히고 있다. 서구청 옥상도 녹지공원으로 꾸몄다."
-상리동 주변 음식물쓰레기처리시설 악취도 민원대상이다.
"하루 300톤 처리용량의 상리음식물처리장이 2013년 6월 준공된 후 처리량 부족과 악취 등 문제가 발생했다. 2019년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성능개선공사를 마치고 운전 중이다.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민간 동물화장장 건립을 둘러싼 법정싸움이 대법원까지 올라갔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어 동물화장장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도심지역에는 세우면 안된다. 서구에 건립하려는 화장장 부지는 학교와도 인접해있어 부적절하다. 가뜩이나 서구에 음식물쓰레기처리시설과 분뇨·하수처리장 등이 몰려 있는데 동물화장장까지 짓는 것은 무리다. 동물화장장 소송에서 1심에는 패소했으나 2심에는 이겼다. 대법원에서도 이길 것으로 보이지만, 설령 패소하더라도 주민 반발 분위기를 보면 쉽게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업자는 동물보호법에 따른 동물장묘업 등록도 해야 한다. 내 임기동안 동물화장장이 착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덧붙이자면 동물화장장은 광역단체가 공공시설차원에서 건립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부·서부정류장, 서대구고속터미널 통합이전과 서대구복합환승센터 건립사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서대구복합환승센터는 지난해 7월 국토교통부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가 시행한 사전타당성 용역 결과 경제성(BC)이 1.2로 나타났다. 사업성이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에는 1개 컨소시엄이 복합환승센터를 건립하는 조건으로 1차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 계획은 이달 말 타당성 조사를 의뢰하게 된다. 우리나라 남부권 최대 교통요충지 기능을 극대화할 복합환승센터는 민간투자유치 방식으로 추진된다."
-서구의 역점사업을 꼽자면.
"구민들이 좋은 공기를 마시게 하는 일이다. 서구에 살다보면 달성군 방천리 쓰레기매립장에서 분출되는 가스가 북서풍을 타고 산업단지의 매연과 함께 주택가로 넘어오기 일쑤다. 산단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에도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산단에 대기오염방지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절반 정도 교체된다. 2023년 말이면 서구에서는 굴뚝에서 올라오는 매연을 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