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전자랜드, KCC 94-73 대파…PO승부 원점으로

입력
2021.04.27 21:35
김낙현 25득점 7어시스트 4스틸 활약
“욕심 커졌다…전주전 이겨 챔프 가겠다”
유도훈 감독 “후회 없도록 5차전 준비”

인천 전자랜드가 전주 KCC를 대파하고 플레이오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자랜드와 KCC는 오는 29일 챔피언결정전 진출 티켓을 놓고 양보할 수 없는 최종 5차전을 벌이게 된다.

전자랜드는 27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4차전 KCC와의 홈경기에서 94-73으로 승리했다. 2연패로 벼랑끝에 몰렸던 전자랜드는 3, 4차전 대승을 거두며 오히려 KCC를 벼랑끝으로 몰아넣었다. 챔피언결정전 진출 팀은 이제 5차전 한 경기로 결판난다.

전자랜드에게는 지면 안 되는 경기였다. 유도훈 감독은 시작 전 “수비도 모두 함께, 리바운드도 모두 함께, 공격도 모두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은 1점 싸움을 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고자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에 맞서 KCC도 4차전에서 승부를 내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발가락 통증으로 1~3차전에서 결장했던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송교창을 출전시킨 것이다.

초반까진 팽팽했다. 전자랜드가 한 때 8점차까지 점수차를 벌리며 리드를 잡는 듯했지만 KCC의 추격이 매서웠다. 송교창이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직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그동안 연습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라는 게 전창진 KCC 감독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1쿼터 14-19로 뒤지던 상황에서 교체 투입된 송교창은 3점슛과 2점슛을 연이어 성공하며 순식간에 분위기를 바꿨다. 1쿼터는 23-21, 단 2점 리드로 종료됐다.

하지만 2쿼터부터 점차 분위기가 전자랜드에 넘어갔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전자랜드의 경기를 보려온 홈 팬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KCC의 턴오버 때마다 점수가 벌어졌다. 그러다 정창영이 파울 4개로 빠지면서 균형을 잃기 시작했고 KCC의 실수가 늘었다. 3쿼터 KCC의 슛 성공률이 24%에 그쳤고, 4분여가 지날 때까지 단 한 점도 내지 못했다. 점수차는 순식간에 10점 이상 벌어졌다.

분위기를 잡은 전자랜드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KCC를 몰아세웠다. 3쿼터 45초를 남긴 상황에서 모트리가 블록으로 공을 따 낸 뒤 자유투를 성공시켰고 점수는 19점차까지 벌어졌다. 종료 직전까지 스틸과 득점을 이어가며 76-55, 21점차로 3쿼터를 마감했다. KCC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추격을 멈추지 않았지만 너무 점수차가 컸다.

이날 김낙현은 25득점 7어시스트 4스틸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차바위도 17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조나단 모트리도 14득점 8리바운드, 이대헌 12득점 5리바운드로 제몫을 해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항상 (김)낙현이에게 전자랜드에서 만이 아니라 한국 농구의 에이스가 되려면, 다른 선수에게 득점을 하도록 해줄 수 있는 선수가 되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그런 점을 오늘 보여준것 같다”며 “5차전은 양팀 다 뒤가 없는 경기다. 후회 없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낙현은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욕심이 너무 커졌다. 챔프전까지 가서 꼭 이기고 싶다. 전주에서 꼭 승리하고 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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