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자 '자가격리 면제' 검토할 만하다

입력
2021.04.2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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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높아지고 있는 백신 접종 거부감을 해소하는 일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27일 현재 1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240만9,975명으로 인구 대비 4.6%다.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이스라엘(61.9%), 영국(48.7%) 등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선진국들의 백신 패권주의로 인해 들어오기로 됐던 백신들이 제때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도 조바심 나지만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현상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현재 국내에 도입된 백신의 대부분인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후 희귀혈전 발생 문제가 불거지면서 접종 연령이 제한되는 등 논란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접종이 시작된 경찰ㆍ소방관 등 사회필수인력 17만여 명의 접종예약률은 58%에 불과했다. AZ 백신에 비해 선호도가 높은 화이자 백신 2,000만 명분 추가 계약이 발표되면서 접종을 뒤로 미루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고 한다. 접종을 예약해 놓고 나타나지 않는 ‘노쇼’ 현상도 적잖다는 게 현장의 반응이다. 백신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획기적인 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접종자에 대한 ‘자가격리 의무 면제’는 적절한 유인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차 접종이 완료될 경우 확진자 접촉 및 출입국 시 자가격리 의무를 면제하고, 5인 이상 사적금지 조치 제한 해제와 자유로운 다중이용시설 출입 등까지도 추가로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활동량이 많으나 다른 연령대에 비해 백신 거부감이 강한 젊은층의 접종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기대할 만하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이스라엘과 영국, 미국 등은 백신 접종자의 해외여행까지 조만간 가능해질 분위기다. 과도하지만 않다면 백신 접종자에 대한 혜택은 접종률 제고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백신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노력과 함께, 백신 접종이 개인은 물론 우리 사회의 안전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시민들의 각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