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6,292억 원을 올리며 정유 사업 부진에서 탈출했다. 대규모 석유화학 복합설비 투자를 통한 사업구조 전환이 ‘깜짝 실적’을 뒷받침했다.
에쓰-오일은 1분기에 매출 5조3,448억 원, 영업이익 6,292억 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4분기(4조2,803억 원)보다 24.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 2016년 2분기(6,408억 원)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1분기에는 영업손실이 1조73억원이었다.
사업별로는 정유 부문이 매출 3조7,974억 원에 영업이익 3,42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석유화학은 매출 1조211억 원에 영업이익 983억 원, 윤활기유는 매출 5,263억 원에 영업이익 1,889억 원을 각각 올렸다. 윤활기유는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8%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률이 35.9%에 달해 전체 영업이익 중 30%를 기여했다.
정유 부문은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판매 가격이 30.6% 올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글로벌 정유 제품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석유화학 복합설비도 한몫을 톡톡히 했다. 에쓰-오일이 지난해 4분기 정유사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817억원)를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호실적을 달성한 건 석유화학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올랐다는 의미다. 2018년 말 상업운전을 시작한 잔사유 고도화시설(RUC)과 올레핀 하류시설(ODC)은 지난해 3분기 정기보수를 마친 이후 최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RUC는 원유에서 휘발유 경유 항공유를 정제한 뒤 남는 중질유를 재처리해 휘발유와 프로필렌으로 전환하는 시설이다. ODC는 RUC에서 생산된 프로필렌을 원료로 폴리프로필렌(PP)과 산화프로필렌(PO)을 만드는 설비다.
벙커유 등 중질유 비중을 최소화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량을 극대화하자 수익성이 높아졌다. 1분기 전체 영업이익 중 45%가 비정유 부문에서 창출됐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석유화학 설비 운영이 안정되면서 석유에서 화학으로 수익 구조도 바뀌고 있다”며 “2분기엔 코로나 백신 접종 확대로 인한 경기회복과 이동량 증가로 정제마진도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