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가상화폐 광풍을 주도했던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1분기 2억7,200만 달러(약 3,025억 원)어치의 가상자산을 팔아치운 것으로 드러났다.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이 13억 달러(약 1조4,500억 원) 수준에 달하지만, 스스로 가상자산 가격을 띄워놓고 고점에서 일부를 매도한 행태에 비난이 일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테슬라의 1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2월 '디지털 자산(digital assets)' 15억 달러어치 산 뒤 일부를 매각해 1억100만 달러(약 1,123억 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매각 대금을 포함한 테슬라의 1분기 순이익은 4억3,8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실적발표에서 "비트코인 판매가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비트코인 판매 대금으로 영업비를 절감했다"고 밝혔다.
머스크가 연초 가상화폐 시장을 들었다 놨다 한 주역이었던 만큼, 테슬라 공시 직후 그에 대한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가상화폐 커뮤니티의 한 유명 투자자는 "테슬라가 자동차 판매보다 비트코인 거래로 더 많은 돈을 벌었다"고 지적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머스크 CEO는 황급히 해명에 나섰다. 머스크 CEO는 이날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팔아 테슬라 1분기 실적을 채웠다'는 내용의 트윗에 답글로 "그렇지 않다"고 반박한 뒤 "테슬라와 달리 자신은 비트코인을 하나도 팔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테슬라는 비트코인의 유동성을 입증하기 위해 보유 지분의 10%를 판 것"이라도 강조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트위터를 통해 가상화폐를 옹호해왔는데, 올해 3월에는 "테슬라를 비트코인으로 살 수 있게 하겠다"고 공언하면서 비트코인 가격 폭등에 큰 영향을 끼쳤다. 최근에는 "도지가 달을 보고 짖는다"는 트윗을 올리면서 장난으로 만들어진 가상화폐 '도지코인'이 150%씩 폭등하는 이상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