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가 27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 상황에 대해 "굉장히 괴로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제주를 찾은 김 전 위원장과 만남 사실을 공개하면서다.
원 지사는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주말 제주도에 온 김 전 위원장과 만났다"면서 "(국민의힘이) 이렇게 가면 안 된다고 김 전 위원장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원 지사는 "김 전 위원장은 민심의 흐름과 그걸 담을 수 있는 인물과 세력의 중심이 국민의힘이 돼야 하는데, 지금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그게 어떨지에 대해 굉장히 괴로워하고 걱정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야권 대선주자들에 대해서도 김 전 위원장은 "야권 전체에서 아직 후보다운 후보가 아무도 없다. 흔히들 '윤석열 지지율'을 얘기하지만, 지지율이라는 것은 3개월이나 6개월 뒤를 생각하면 허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원 지사는 전했다. 김 전 위원장은 원 지사에게도 "앞으로 6개월 정도 거의 백지상태에서 출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민심의 흐름을 크게 보라"고 조언했다.
원 지사는 그러면서 "대선에서 지금 여당으론 안 되겠으니까 (김 전 위원장한테) 여당 주자들도 전화가 오고 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의 향후 행보에 대해 원 지사는 "다음 주에 (김 전 위원장) 부부가 코로나 백신을 맞으신 다음, 역대 대통령들이 왜 실패했는지 책을 쓸 생각"이라고 했다.
한편 원 지사는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서 "(지난 재·보선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소속 시장들이 청와대에 가서 사면 얘기를 하고, 최고 중진이란 사람이 본회의장에서 (사면론을) 얘기한다"면서 "국민이 괴로워하는 민생과 국민의 분노지수가 가장 높은 것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지 우선"이라며 "이런 것을 분간 못하면 안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