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가 운용할 상륙공격헬기 기종이 논란 속에 국산으로 결정됐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만든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에 무장을 단 '마린온 무장형'이 유력하다.
군 당국은 26일 서욱 국방부 장관이 주관한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상륙공격헬기 사업을 국내 연구개발로 추진하는 '사업추진기본전략'을 심의·의결했다.
방위사업청은 “군의 작전요구성능(ROC)의 충족성과 상륙기동헬기 마린온과의 호환성을 고려한 운영유지 효율성, 향후 유·무인복합체계 구축 등의 체계 확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륙공격헬기를 국내 연구개발로 확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2031년까지 총 사업비 1조6,000억 원을 투입해 20여 대를 확보한다.
방추위는 국산·해외 도입 등 획득 방식을 확정하는 자리다. 이날 기종을 확정하진 않았지만 현재 군이 도입 가능한 국산 기종은 마린온 무장형밖에 없다.
문제는 운용 주체이자 '소비자'인 해병대는 마린온 무장형 도입에 난색을 표해왔다는 점이다. 이승도 전 해병대사령관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해병대는 마린온에 무장을 장착한 헬기가 아닌 현재 공격 헬기로서 운용되는 헬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미국 벨사의 바이퍼(AH-1Z) 헬기를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바이퍼는 마린온에 비해 방탄 능력과 수직 상승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방추위가 이날 국내 개발을 확정하면서 바이퍼와 미국 보잉사의 아파치(AH-6E)는 탈락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3가지 기종에 대한 연구용역을 실시한 결과, 모두 군의 작전요구성능을 충족했다"면서 "성능에 현격한 차이가 없는데다 경제성과 운용성을 감안하면 국내 개발이 더 적합해 이 같은 결론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사청의 연구용역 결과, 마린온 무장형의 운영유지비(30년 기준)는 바이퍼와 아파치에 비해 약 4,000억 원~1조 원 이상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