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 공식화 안철수 "윤석열·국민의힘·국민의당 트로이카, 힘 합쳐야”

입력
2021.04.27 04:30
6면
[한국일보 인터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6일 국민의힘과의 합당에 대해 "정권교체를 위한 합당이라는 방향성은 분명하며, 야권 대선 후보 단일화를 위한 길로 일관되게 가고 있다"고 밝혔다.

4·7 재·보궐선거 이후 안 대표가 공개적으로 합당 의지를 피력한 건 처음이다. 그가 국민의힘과 합당을 조기에 공식화한 것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선택이나 보수 야권 재편의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안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트로이카(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윤석열 전 검찰총장)가 힘을 합쳐야 한다”며 국민의당·국민의힘 중심의 후보 단일화 플랫폼에 윤 전 총장이 합류할 것을 요구했다. “(기회가 왔을 때 선택해야) 저처럼 시행착오를 하지 않을 수 있다”며 '정치 신인'인 윤 전 총장에게 조언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에 대해 “저를 지지한 2030세대와 중도층, 무당층이 손을 들어 준 것”이라며 자신의 '지분'을 강조했다. 차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제가 필요하다면 어떤 일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의 합당은 왜 필요한가.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도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도 민주당은 강고하다. 정권교체 외엔 나라를 바로잡을 방법이 없고, 그러려면 야권 후보 단일화가 유일한 방안이다."

-국민의힘이 아닌 '제3지대'에서 도모하는 길도 있지 않나.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트로이카, 즉 국민의당, 국민의힘, 윤석열 전 총장이 힘을 합해야 한다. 국민의당 지지율은 현재 8%쯤으로, 지지율로 치면 거대 양당에 이은 3위 정당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자력으로도 정권교체는 어렵다. 국민의힘 지지율도 최근 하락세다."

-윤 전 총장을 어떻게 평가하나.

“정권교체를 바라는 분들이 저를 포함한 기성 인물 중엔 마음에 드는 대안을 찾지 못했다. 그 민심을 모은 것이 윤 전 총장이다.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꼭 해주셨으면 좋겠다. 책임감을 좀 가져주셔야 한다.”

-윤 전 총장의 통합 정당 입당을 권유할 건가?

“어떤 정보도 없이 조언하긴 힘들다. 그러나 제가 정치를 시작할 때의 경험에 비추면, (기회가 왔을 때 선택해야) 저처럼 시행착오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조언을 드릴 수 있다. 정치권에 처음 들어오면 어떤 선택이 좋은 건지, 뭘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잘 모를 수밖에 없다."

-국민의당 당원들은 합당 이후를 걱정한다.

“지역별 현장 간담회에선 3분의 1 정도가 반대했다. 찬성파도 흡수 합당은 안 된다고 했다. 지금 국민의힘보다 지지층 저변을 넓히는 것이 합당의 목적인데, 흡수 합당으로는 아무런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디테일을 놓고 겨루다 합당이 무산될 가능성은.

“합당이라는 방향은 분명하다. 정권교체를 위해선 야권 대선 후보 단일화 필요하기 때문이다. 합당 효과를 극대화할 방법과, 시기를 함께 찾자는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 승리 요인은 뭐라고 보나.

“야권 후보 단일화의 결과다. 저를 지지했던 2030세대와 중도ㆍ무당층이 야권 단일 후보에 표를 줬다. 한 번 이겼다고 야권이 대선 승리를 낙관할 순 없다. 선거 패배를 예감한 민주당 지지층이 투표를 많이 하지 않았는데도 박영선 민주당 후보가 40% 가까이 지지를 받았다."

-국민의힘과 합당하면 안 대표의 지지 세력이 이탈하지 않을까.

“정치를 시작하기 전 '청춘콘서트'를 하면서 하면서 만들어진 지지층이다. 한동안 지지세의 부침이 있었다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다시 회복됐다. 제 지지자들은 실용적이다. 다른 정치인들보다 신뢰할 수 있고,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없고,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 즉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를 만드는 일을 잘할 사람을 지지할 것이다."

김현빈 기자
박재연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