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얻어야 할 가장 중요한 성과로 ‘백신 스와프’가 꼽혔다. 한미 관계에서 그동안 주요 이슈로 다뤄졌던 경제와 대북 문제, 동맹 강화 등은 후순위로 밀렸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감염자 수가 증가하자 부족한 백신 물량을 서둘러 확보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26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이후 첫 한미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성인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미 정상회담에 국민이 거는 기대’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얻어야 할 가장 주요한 성과로 '백신 스와프(31.2%)'를 1순위로 꼽았다. 이어 한일 현안(21.1%)과 경제(18.6%), 대북 이슈(14.8%), 동맹 강화(14.2%) 등이 뒤를 따랐다.
특히 이번 방미에선 정상회담 이외에 '백신공급을 위해 직접 미국 민간기업과 소통'(71.7%)을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먼저 선행해야 할 사안으로 꼽았다. 또한 '미국 내 아시아 혐오 반대 캠페인 참여'(13.4%), '6·25 참전용사 방문 및 격려'(11.5%), '미국 현지 동포 격려'(3.4%) 등에도 관심으로 보였다.
아울러 한국의 대외전략과 관련해선 미국의 역내 리더십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뜻도 피력했다. "일본, 호주와 같이 미국의 역내 리더십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44.3%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미중관계 균형을 고려한 전략적 모호성 유지'(37.7%)와 '미국과 적당한 거리두기 시행 및 친중국 포지션 확대'(9.9%) 등의 순이었다.
바이든 정부와의 한미관계 전망에 대해선 트럼프 재임기와 비교해 "달라지는 것이 없을 것"(37.3%)이라는 응답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35.9%)을 근소하게 앞질렀다. "미-일, 미-호주 관계 강화에 따라 상대적인 비중이 약화될 것"(16.6%), "악화"(10.2%) 등 한미관계 약화를 예상하는 응답은 26.8%를 차지했다.
북미대화 재개 방향에 대해서는 "비핵화 문제에 대한 북한의 실질적인 진전 이후 대화 재개"(43.6%)가 높은 응답을 보였고,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완화와 대화 재개"(23.1%), "북미 대화의 선 재개"(20.8%) 등이 뒤를 이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바이든 정부와의 전체적인 관계틀이 설정된다는 점에서 이번 첫 한미정상회담은 매우 중요하다"며 "바이든 정부가 주도하는 세계경제 어젠다에서 한국이 누락되지 않아야 경제 실익 역시 확보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