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러시아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Ⅴ' 도입 필요성을 거론한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 26일 성급한 주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백신 관련) 내용을 잘 알게 되면 그런 말씀을 하기 어려울 텐데 그 분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잘 안 나오셨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정 전 총리는 2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중대본에 참석하면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고 백신 상황이 어떤지, 접종 계획은 뭔지 다 알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러시아 백신 도입을 두고 논란이 지속되자 정 총리가 이 지사의 중대본 회의 출석 상황까지 꺼내 들면서 비판한 것이다.
정 전 총리는 "지적을 할 내용인지 모르겠지만 이 문제가 자꾸 나오니까 말씀드린다"며 "정부의 노력이나 현재 우리 상황을 정확히 알면 그런 말씀을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푸트니크V 도입 논의를 종결해도 되겠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답하고, "사실은 후반기에 (백신이) 너무 과도하게 들어오면 어떻게 하나, 그런 걱정까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전 총리는 정부의 화이자 백신 2,000만 명분 추가 계약 발표와 관련해 "9,900만 명분을 계약했는데 사실 7,900만 명분을 계약할 때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계약을 넉넉하게 하자고 해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지사는 21일 백신 수급에 관한 불안이 커지자 스푸트니크V를 포함한 백신 공개 검증을 청와대에 요청했다.
이에 정 전 총리는 "백신 구매는 정부가 중심이 돼 하는 일"이라며 "그런 문제는 중대본 회의에서 얘기하면 된다"고 이 지사를 비판했다. 이후 이 지사는 "국민 생명을 지키는 방법이라면 부족한 것보다 비록 예산 낭비가 되는 한이 있어도 남는 것이 차라리 낫고 안전하다"고 재반박에 나섰다.
정 전 총리는 정치권의 소상공인 손실보상제 관련 입법과 관련해서는 "소급 입법이 절대 안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면서도 "제가 정부에서 나온 상태고,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면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힘들 테니 금도를 지키는 게 좋겠다"고 말을 아꼈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권주자인 정 전 총리는 전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방명록에 '노무현처럼 일하겠다'고 적었다.
그는 이와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은 국토의 균형 발전을 매우 중요한 과제로 삼아 행정수도를 (건설)하려 했던 것 아니냐"며 "노 전 대통령께서 추진하던 국가균형발전정책을 지속적으로 잘 추진해 완성해야 된다고 하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정 전 총리는 대선 후보 경선 국면이 시작되면 경쟁하게 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저는 경제 전문가이고 이 전 대표는 언론인 출신이고 그런 점이 좀 다르지 않느냐"고 했다. 또 이재명 지사에 대해서는 "많이 다르다"며 "제기 이야기 안 해도 다들 아시지 않느냐"고만 답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지금 행보를 하고 있는 건 그렇게 보이지 않느냐"며 "그렇게 강적은 아니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정 전 총리는 내년 대선의 시대정신에 대해 "위기를 어떻게 잘 극복하고, 우리가 겪는 여러 고통에서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그게 중요한 키워드"라며 '회복력'을 강조했다.
그는 "일상의 회복, 경제 회복, 공동체 회복, 국격의 회복 등이 다음 대선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며 "누가 회복의 적임자인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 되지 않을까 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