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학의 불법출금' 이광철 靑비서관 피의자 조사

입력
2021.04.24 22:25
위법적인 金 긴급출국금지 과정서
사실상 '컨트롤 타워' 역할 수행 의혹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출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대해 24일 피의자 조사를 벌였다. 이 비서관은 2년여 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해 위법적인 긴급출금 조치가 취해지는 과정에서 사실상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수원지검 수사팀(팀장 이정섭 형사3부장)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이 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2019년 3월 이규원 전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파견검사와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ㆍ외국인정책본부장 등이 ‘민간인 신분’이었던 김 전 차관의 해외 출국을 저지한 것과 관련,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이었던 이 비서관이 두 사람 사이를 조율한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당시 긴급 출금 절차가 위법하게 이뤄졌다고 보고, 지난 1일 이규원 검사와 차규근 본부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날 이 비서관을 상대로 △김 전 차관의 해외 출국 시도 사실을 어떤 경위로 인지하게 됐는지 △당시 김 전 차관에 대한 적법한 출금 방안이 없었다는 점을 알았는지 등을 캐물었다. 이 비서관은 김 전 차관이 해외 출국을 시도했던 2019년 3월 22일 밤, 차 본부장과 이 검사 사이를 연결해 줘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출금 조치를 취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검사와의 통화에서 이 비서관은 “법무부와는 진상조사단 요청으로 김학의 출금을 하기로 얘기가 됐다. 빨리 출금요청서를 보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실제로 이 검사가 김 전 차관에 대해 작성한 긴급출금요청서 등 관련 서류 사진을 휴대폰으로 찍은 뒤, 이 비서관에게 곧바로 전송한 사실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비서관에 대한 조사 내용을 검토한 뒤, 사법처리 여부를 정할 방침이다.

정준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