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정치 편향’ 비판을 받고 있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해 “시민의 공익을 우선하는 유일한 시민의 방송”이라고 했다. 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야권이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 씨의 고액 출연료 논란을 고리로 공세를 본격화하자, 적극 옹호하고 나선 것이다.
추 전 장관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언론 상업주의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뉴스공장은 시민의 공익을 우선하는 유일한 시민의 방송이기에 남아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대한민국 언론은 이미 진실에 근거한 시민의 알권리보다 언론을 지배하는 자본권력과 검찰ㆍ정치권력 등 기득권에 편향돼 버렸다”고 했다. 이어 “한가지만 예로 들더라도 2020년 정부가 코로나 방역에 실패했다고 온 언론이 근거 없이 두들겨 팰 때, 뉴스공장만은 해외 방역 사례를 비교해 근거를 갖고 방역 성공을 알린 방송이었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뉴스공장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이 아니라, 다른 언론들이 ‘언론 상업주의’에 너무 빠져 있는 것이 문제”라며 “자유로운 편집권을 누리지 못하고 외눈으로 보도하는 언론들이 시민 외에 눈치 볼 필요가 없이 양 눈으로 보도하는 뉴스공장을 타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인인 시민을 위한 방송, 팩트에 기반한 방송, 시민의 알 권리를 존중하는 방송, 진실을 말하는 방송이 하나라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김 씨를 옹호하고 나선 건 추 전 장관만이 아니다. 5선의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최근 김어준이 몰매를 맞고 있는데 거뜬히 감당할 김어준”이라며 “TBS는 청취율을 15배로 높인 진행자에 대한 신의를 지켜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우원식 의원은 22일 “국민의힘, 감사원은 ‘김어준 죽이기’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최근 감사원은 TBS가 김 씨에게 서면 계약서 없이 구두(口頭) 계약만으로 회당 200만원에 달하는 출연료를 지급했다는 국민의힘의 주장과 관련,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TBS를 방문한 바 있다. 우 의원은 “이명박 정부 언론장악 사태 때 기획ㆍ실행된 시나리오와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여권이 ‘김어준 지키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건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김 씨가 차지하는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김 씨는 여권에 불리한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노골적인 ‘친문 스피커’를 자처해온 바 있다. 지난해 9월 뉴스공장은 추 전 장관 아들의 군복무 특혜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익명의 카투사 부대원을 출연시켜 관련 의혹을 처음 제기한 제보자를 거짓말쟁이로 몰아간 바 있다. 2019년 ‘조국 사태’ 당시에는 조 전 장관의 딸을 출연시켜 “표창장을 위조한 적이 없다”는 주장을 내보냈다. 김 씨는 지난해 5월 ‘윤미향 사태’ 때 회계부정 의혹 등을 폭로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향해 ‘배후설’을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