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독증 어린이 10명 가운데 4명꼴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도 함께 겪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난독증은 지능은 정상이지만 글자를 읽거나 쓰는데 어려움이 있는 증세를 말한다. ADHD는 주의력이 부족해 산만하고 과잉행동, 충동성을 보이는 상태를 뜻한다.
특히 ADHD로 병원을 찾았지만 진단 결과 난독증으로 나오거나, 반대 결과가 나오거나, 둘 다 해당하는 경우도 있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김성구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신경 생물학적 측면에서의 난독증 분석 연구’ 논문을 통해 국내외 소아의 난독증 유병률은 17.5% 정도인데, 난독증과 함께 자주 발생하는 질환 가운데 ADHD가 40%나 됐다고 했다.
지적 능력에 문제가 없음에도 학교에서 지속적으로 낮은 학업 성취도를 보이는 학습 장애 어린이의 80% 정도는 난독증과 관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읽기장애인 난독증 어린이는 듣고 이해하고 말하는 데 문제가 없고 지능도 정상이지만, 글을 정확하고 유창하게 읽거나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
이들은 소리 내어 읽기를 싫어하고 ‘스파게티’를 ‘피스게티’로 ‘가방’을 ‘빠강’으로 잘못 읽거나, 글자나 문장을 생략하거나 다른 글자로 대치해 읽기도 한다.
실제 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에서 난독증이 있으면 글을 읽을 때 뇌가 비효율적으로 활성화돼 글을 빠르게 읽는 것이 힘든 것으로 파악됐다.
또 난독증 환자의 23~65%는 부모도 난독증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유전적 원인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됐다.
김 교수는 “실제로 ADHD가 의심돼 병원을 찾았다가 난독증도 함께 진단을 받거나, ADHD가 아닌 난독증으로 밝혀지는 경우도 있다”며 “ADHD만 진단받거나, 난독증만 진단받거나, ADHD와 난독증을 함께 진단받을 때 치료법이 각각 다르므로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ADHD는 약물 치료와 행동 치료를, 난독증은 음운 인식 훈련과 음소 결합 훈련 등을 시행한다. 또 난독증 치료에는 전통적인 치료법 외에도 뇌파 훈련법인 뉴로피드백과 특수장비를 이용한 시지각 및 청지각, 감각 통합 훈련 등을 접목한 치료로 효과를 높이고 있다.
ADHD와 난독증 모두 아토목세틴을 이용한 약물 치료가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필요하다면 난독증에도 약물 치료가 도움이 된다. 다만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조기 발견과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다.
연구 결과는 대한소아과학회지(Clinical and Experimental Pediatrics) 2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