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e커머스) 업계가 고객의 취향을 공략하는 특별한 멤버십 혜택을 제공하며 락인(lock-in) 전략을 펴고 있다. 예매를 위해 한바탕 클릭 전쟁을 치러야 하는 연극이나 뮤지컬 관람객을 위해 단독 회차 공연을 마련하고,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를 앞세우는 등 소비생활을 넘어 문화생활로 급속히 영역을 확장 중이다.
위메프는 매월 뮤지컬이나 연극을 위메프 고객만 단독 관람하는 ‘위멮데이’를 열고 공연 티켓을 최대 45%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고 23일 밝혔다. 2019년 시작된 이 행사는 코로나19로 한동안 중단됐다 최근 부활했다.
내달 15일과 1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KT&G 상상마당에서 예정된 연극 ‘해롤드와 모드’는 박정자의 80세 기념 공연이자, 그가 주연을 맡는 마지막 공연이라 특히 예매율이 높았다. 위메프 관람객만을 대상으로 배우의 친필 사인회를 열고 극중 대사가 새겨진 에코 보틀을 제공한 점도 뮤덕(뮤지컬덕후)이나 연덕(연극덕후)을 사로잡았다. 위메프 관계자는 “공연 정보에 빠삭한 공연티켓팀 담당자들이 작품을 선정하고, 관객 마음에 쏙 드는 굿즈를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OTT 서비스도 ‘집토끼’를 잡아두는 e커머스의 주요 전략이다. 네이버는 최근 플러스멤버십 혜택에 ‘티빙 방송 무제한 이용권’을 추가했다. 플러스멤버십은 연간회원(4만6,800원)을 대상으로 월 이용료(3,900원)를 내면 네이버쇼핑에서 결제하는 금액의 최대 5%를 네이버페이로 적립해주는 유료 회원제다. 그동안 적립금은 웹툰을 볼 수 있는 ‘쿠키’나 영화 1편 무료 쿠폰, 콘텐츠 체험팩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는데, 이 선택지를 OTT 서비스로 확대한 것이다. 티빙 이용권을 선택하면 tvN과 Mnet, OCN, JTBC 등의 드라마와 예능 7만여 편을 볼 수 있다.
e커머스 업체들이 낮은 이용료를 받으며 멤버십 혜택을 키우는 데에는 앱 체류시간을 늘리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지난해 12월 유료 프리미엄 회원(로켓와우)을 대상으로 자체 OTT ‘쿠팡플레이’를 시작한 쿠팡이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 계획까지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쿠팡플레이는 오는 26일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소속 손흥민 선수의 프로 커리어 첫 우승컵 도전 무대인 카라바오컵 결승전 중계도 확정했다. 스포츠뿐 아니라 대교의 교육 콘텐츠, 시사교양, 어학 및 입시 강좌까지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등 강자와 비교할 때 아직 콘텐츠가 부족하다”면서도 “쇼핑 플랫폼에 문화 콘텐츠를 결합해 락인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