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차기 에이스’ 이의리, 첫 승 놓쳤지만… “잘 던졌으면 그걸로 만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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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3 07:00

KIA의 고졸 신인 이의리(19)가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이며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하게 알렸다. 데뷔 첫 승과 인연을 맺진 못했지만 ‘차세대 에이스’이란 평가를 입증하기에 충분한 투구 내용이었다.

이의리는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LG와 경기에 선발 등판, 6.2이닝 동안 1실점(4피안타) 호투하며 팀의 3-2 승리에 발판을 놨다. 볼넷을 1개 내줬지만 삼진도 5개를 잡았다.

89개의 공을 던졌는데 빠른공(47개) 체인지업(20개) 슬라이더(17개) 커브(5개) 등 4개 구종을 적절히 섞었고 직구 최고구속은 149㎞를 찍었다. 이의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가운데만 보고 던졌는데 좋은 투구가 나왔다. 내 볼을 끝까지 던졌다는 점이 좋았다”라며 투구 내용을 돌아봤다.

광주일고 시절부터 고교 대표 좌완으로 꼽힌 이의리는 1차 지명을 받고 KIA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금은 3억원. ‘빠른공을 던지는 좌완’이란 것만으로도 이미 많은 주목을 받았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면서 이의리를 향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지난 25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서는 5이닝 동안 탈삼진 7개를 곁들이며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하지만 정규 시즌은 만만치 않았다. 데뷔전이었던 8일 키움전에선 5.2이닝 2실점(3피안타 3볼넷)으로 호투했지만 승리하진 못했고, 15일 롯데전에서는 4이닝 동안 3실점(3안타 4볼넷)하며 흔들렸다. 그리고 시즌 세 번째 등판이던 이날 드디어 발톱을 드러냈다.

경기 초반엔 자신의 주무기인 빠른 공으로 타자들을 상대했다. 특히 1회엔 타자 3명을 상대하면서 직구만 10개를 던졌다. 그리고 4회가 돼서야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비중을 높였다. 이의리도 “지금까지 보여준게 있으니까 (내 직구가) 조금은 통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직구에 대한 자부심을 피력했다. 윌리엄스 KIA 감독 역시 경기 후 “초반부터 직구 제구가 잘 잡혔다. 좋은 투구를 했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0의 행진을 이어가던 이의리는 2-0으로 앞선 7회 일격을 당했다. 2아웃까지 잘 잡았지만 김민성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았다. 1스트라이크에서 체인지업(131.7㎞)을 던졌는데 가운데로 몰리면서 통타당했다.

이후 박준표로 교체돼 마운드에서 내려갔는데 관중석에선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의리는 “(기립박수를 받으니) 기분이 정말 좋았다”면서 “하지만 다음에 혹시 이런 환호가 안 나올까 봐 걱정된다. 또 팬들의 기대가 너무 커지는 것 같아 부담감도 조금 있다”라고 털어놨다.

불펜이 8회말 2-2 동점을 허용해 이의리의 승리는 날아갔다. 하지만 연장 10회 초 류지혁의 결승타로 KIA는 승리했다. 이의리는 첫 승리가 무산된 데 대해 “괜찮다”면서 “승리를 못 챙겼어도 잘 던졌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상관없다”라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예정대로라면 오는 28일 광주 한화전에서 다시 한번 첫 승 사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의리는 “오늘처럼만 던지면 좋은 결과 있을 것 같다”라며 또 한번의 호투를 다짐했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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