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황제' 진종오(42ㆍ서울시청)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극적으로 도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진종오는 22일 창원국제사격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대표 선발전 남자 10m 공기권총 부문에서 2위를 기록했다. 이로써 선발전 합산 점수 상위 두 명까지 올림픽에 나설 수 있는 10m 공기권총 종목에서 진종오(2,898점)는 1위를 차지한 김모세(2,908점)와 함께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진종오는 세계 최초로 올림픽 사격 단일 종목 3연패를 달성했고, 올림픽에서만 총 6개의 메달을 목에 걸어 양궁 김수녕과 함께 한국 선수 역대 올림픽 최다 메달 보유자다. 명실공히 사격의 레전드지만 이번 선발전에선 올림픽 참가마저 불발될 뻔했다. 진종오는 1차전에서 600점 만점에 579점에 그쳐 9위로 부진하게 출발하더니 4차전까지도 7위(2,313점)에 머물러 도쿄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2위 한승우(창원시청)에 9점이나 뒤져 있었다. 그러나 이날 열린 마지막 5차전에서 585점을 쏘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특히 마지막 발을 10점 만점을 쏘며 극적으로 한승우와 공동 2위로 마감했다.
대한사격연맹 규정에 따르면 대표 선발전에서 동점자가 나올 경우에는 국제대회에서 올림픽 쿼터를 획득한 선수에게 우선순위가 돌아간다. 이에 따라 2018년 창원세계선수권대회에서 쿼터를 획득한 진종오가 올림픽에 나서게 됐다.
'승부사' 진종오의 역전 드라마는 처음이 아니다. 2016년 리우올림픽 50m 권총에서도 9번째 발에서 6.6점을 쏘는 큰 실수를 저질렀지만 마지막 10발 중 8발을 10점대에 몰아쳐 금메달을 땄다. 3년 전 창원세계선수권대회 10m 공기권총에서도 6.2점 차를 뒤집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진종오는 도쿄에서 유종의 미를 꿈꾸고 있다. 2004 아테네 올림픽 사격 남자 50m 권총 은메달을 시작으로 올림픽에서 총 6개의 메달(금 4ㆍ은 2)을 목에 건 진종오는 이제 5번째 올림픽에서 한국인 올림픽 최다 메달 신기록에 도전한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는 그의 주 종목인 남자 50m 권총이 폐지됐지만,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진종오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남자 10m 공기권총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진종오는 혼성 10m 공기권총에도 출전할 예정인데 아직 국가별 출전 기준이 정해지지 않았다. 선발전 남녀 결과로 혼성팀을 구성할 전망이다.
쿼터 2장이 걸린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는 권은지(울진군청ㆍ3,162.9점)와 박희문(우리은행ㆍ3,141.4점)이 1, 2위에 올라 올림픽에 나간다. 이번 선발전은 30일까지 열리며 올림픽 쿼터 14장의 주인공이 모두 가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