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안정성 승인을 받지 않은 가습기살균제가 최근까지도 시중에서 유통됐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관리감독 당국인 환경부가 이런 상황을 사실상 방치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사참위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승인을 받지 않은 가습기살균제 6종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온라인 사이트 등에서 판매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은 '가습기 살균타임' '가습기에 좋다 제균제' '디펜드 워터' '쾌적공간 가습기 깨끗' '요오드로 깔끔히' '라구쥬란스 가습기 아로마제균 플러스'로 모두 일본 브랜드다.
가습기살균제는 화학제품안전법상 '안전확인대상생활화학제품'으로 분류돼 안정성과 독성 등에 대한 자료를 제출한 뒤 국립환경과학원의 승인을 받아야 제조·판매·수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들 6개 제품은 국립환경과학원에 승인을 요청하지 않았다. 에탄올, 은이온, 계면활성제, 방부제 등 화학 제품이 다수 포함돼 있어 인체에 유해할 가능성이 있는데도 안전성 검증 절차 없이 판매가 이뤄진 것이다.
사참위는 "안정성이 확인되지 않은 가습기살균제가 불법으로 판매되고 있었던 것"이라며 "정부 승인 없이 이런 제품이 판매되는 것은 국민 건강에 심대한 위협으로 직결된다"고 비판했다.
사참위는 특히 해당 제품들이 환경부가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생활화학제품 안전실태조사를 수행할 때 걸러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제 환경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안전표시기준 위반으로 적발된 148개 제품 중 가습기살균제는 포함되지 않았다.
황전원 사참위 지원소위원장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원인을 제공한 환경부가 미승인 제품 유통을 방치한 행태는 매우 유감"이라며 "판매경로가 해외직구, 온라인 쇼핑 등 다양해지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점검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