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교 활동을 하는 50대 여성의 ‘기도비 요구’에 격분해 해당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 남성에게 징역 25년의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살인, 사체손괴 및 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74)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김씨는 2019년 11월 울산에서 대순진리교 포교 활동을 하는 피해자 A씨를 만난 뒤, 기도비와 제사비 등을 건넸다. A씨 호감을 사기 위해서였다. 한 달 후, A씨는 김씨 자택을 찾아 “기도비 200만원을 달라”고 추가로 요구했고, 김씨는 현금 100만원만 줬다. A씨가 나머지 100만원도 달라고 하자, 김씨는 분노가 폭발해 A씨의 목을 졸라 숨지도록 했다. 이튿날 김씨는 쇠톱으로 A씨 사체를 절단한 뒤, 이를 종이박스에 담아 인적이 드문 주택가에 유기하기까지 했다.
재판 과정에서 김씨는 “(범행 당시) 뇌경색으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으나, 1심은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김씨는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차분하고도 치밀하게 행동한 것으로 보이며, ‘반성한다’면서도 계속 피해자를 탓하는 취지로만 변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2심 역시 “피해자가 원한을 살 만한 이유나 특별한 범죄의 동기가 없는데도, 범행수법이 극도로 잔인하고 그 결과가 너무 참혹하다”며 김씨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징역 25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한 게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