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프라다·카르티에, 블록체인으로 진품 가린다

입력
2021.04.21 16:00
정품 인증 블록체인 '아우라' 컨소시엄 구축

세계 고급 소비재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 관계인 루이비통·프라다·카르티에가 모조품 판매 근절과 안전한 거래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루이비통의 모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와 프라다 그룹, 카르티에 보유 기업 리치몬드가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구축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LVMH·프라다그룹·리치몬드는 이날 "진품 보증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경쟁 업체들이 유례없는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LVMH가 진품 여부를 보증하기 위해 2019년부터 추진해 온 블록체인 플랫폼 '아우라'에 프라다 그룹과 리치몬드도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둔 아우라는 LVMH와 마이크로소프트, 미국의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기술 기업 콘센시스가 협력해 개발했다. 각 브랜드 제품은 아우라 플랫폼을 통해 고유한 디지털 코드를 받는다. 고객은 제품 구매 시 제조국·구성품·환경 및 윤리 정보·소유권 증명·보증서·관리 지침 등 제품 이력 정보를 함께 받게 된다.

이들 고가 브랜드는 기존에도 제품 보증서를 발행해 왔지만 모조품 유통이 확대되면서 위·변조를 막고 보안성을 높인 블록체인 기술 도입에 관심을 보여 왔다. 조사업체 프런티어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세계 위조품 거래는 2022년까지 9,910억 달러(약 1,100조 원)로 커질 전망이다. 2013년 대비 거의 두 배 규모다.

안토니오 벨로니 LVMH 이사는 이번 경쟁 업체 간 협력과 관련해 "브랜드별로 각자 기술 개발에 나서기보다 업계 표준을 만들어 가기 위한 길"이라며 "LVMH 내에서는 루이비통·불가리·위블로 등이 이미 블록체인 기술을 시도해 봤고, 최근 인수한 티파니앤드코에도 곧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특히 브랜드 가치 보존 문제를 우려하는 젊은 고객이 많다"며 "블록체인 기술은 중고 제품 거래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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