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리처드 미국 전략사령관이 중국 핵능력 증강을 경고하며 하루빨리 군사력 현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대로 가다간 현재 압도적 우위인 군사력마저 중국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리처드 사령관은 20일(현지시간) 2022회계연도 예산과 관련한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보다 핵무기를 빠르게 현대화하고 있다”면서 “미국도 핵방어를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의 핵 보유량이 미국이나 러시아보다 훨씬 적지만 전례 없는 팽창을 하고 있다”며 중국을 집중 겨냥했다.
리처드 사령관은 중국의 핵능력 증대 속도에 관해 “중국에 대해 우리가 몰랐던 무언가를 알아내지 않고는 지금 당장 일주일을 넘길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보 당국이 따라잡기 어려울 만큼 중국 군사력이 나날이 비대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또 “어떤 중국 관련 보고서도 한 달 이상 지나면 뒤떨어졌을 것이기 때문에 정보당국과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2주 전 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바꿔 말하면 미 전략사령부가 중국의 군사력을 집중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한 셈이다.
리처드 사령관은 중국 군사력의 빠른 성장 사례로 ‘고속 증식로’를 들었다. 그는 “고속 증식로 보유는 중국이 얼마나 빠르게 변하고 있는지, 우리가 얼마나 그것을 빠르게 파악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예시”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속 증식로를 이용하면 무기급 플루토늄의 원료를 다량 확보할 수 있다”면서 “중국이 핵능력의 추가 확장을 원할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상한선을 바꿔 놓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처드 사령관은 중국이 가까운 시일에 3대 핵능력을 갖출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3대 핵능력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장거리전략폭격기를 일컫는다. 그는 “중국이 10년 안에 핵 보유고를 갑절 이상 늘리게 될 것이고 핵 지휘통제 능력도 개발하고 있다”고 경계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은 320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와 미국은 핵통제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ㆍ뉴스타트)’에 근거해 실전 배치 핵탄두를 1,550개로 제한하고 있다.
그는 중국을 억제하는 해법은 군사력 현대화에 있다고 단언했다. 현재 미국의 군사력 상황을 “가까스로 무기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정도”라고 진단한 뒤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위협에 맞서 속도를 내야 한다”고 예산 투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2017년 나온 미 의회 예산국 보고서는 미국 핵무기 업그레이드와 현대화에 필요한 비용을 1조2,000억달러(약 1,342조원)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