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속도 저하 논란'에 구현모 KT 대표까지 사과…"전수조사, 재발방지 약속"

입력
2021.04.2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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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저하' 사례 24명 추가 발견, 수정 조치
과기부, 방통위 공동 실태점검 나서

구현모 KT 대표가 최근 불거진 초고속 인터넷 '속도 저하'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구 대표는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서 기자들과 만나 "많은 분이 KT 기가인터넷을 사랑해주시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죄송스럽다"고 말하며 "내용을 조사해보니 시설을 옮길 때 속도 설정 부분이 잘못돼 있었고, 고객 응대 과정에서 문제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발이 안 되도록 시설 이전 했을 때 속도 설정하는 부분을 자동화 했다"고 덧붙였다

KT도 이날 홈페이지에 임직원 일동 명의로 '10기가 인터넷 품질 관련 사과의 말씀'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최근에 발생한 10기가 인터넷 품질 저하로 인해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려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KT는 "품질 저하의 발생 원인을 파악한 결과, 10기가 인터넷 장비 증설과 교체 등 작업 중 고객 속도 정보 설정에 오류가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10기가 인터넷을 이용하는 전체 고객을 조사해 총 24명의 고객 정보에 오류가 있었던 것을 확인하고, 즉시 수정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KT는 "앞으로 오류를 자동으로 파악하는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보완해 인터넷 이용 고객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며 "속도 정보 오류가 확인된 고객들에게는 개별 안내를 드려 정해진 기준에 따라 요금을 감면해 드리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유명 정보기술(IT) 유튜버 '잇섭'이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10기가비피에스(Gbps) 요금을 내면서 100메가비피에스(Mbps) 속도를 제공받았다는 내용의 영상을 게재하면서 촉발됐다. 169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잇섭의 해당 영상은 3일 만에 20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1만7,0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이에 대해 네티즌은 통신사에서 고의적으로 인터넷 속도를 제한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정부도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사실 확인을 위한 실태점검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사안이 회사 측의 설명대로 특정 고객에게만 일어난 실수로 볼 수 있지만 구조적 문제로 불거진 사고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는 판단에서다.

방통위는 통신사의 고의적인 인터넷 속도 저하 및 이용약관에 따른 보상, 인터넷 설치 시 절차 등에 대해 전기통신사업법 상 금지행위 위반 여부를 중점 점검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국내현황 및 해외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이용약관에 대한 제도개선도 함께 병행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도 22일 전체회의에서 이번 사안에 대해 방통위와 과기정통부의 실태조사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도 이번에 논란이 된 KT뿐만 아니라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등 통신사 전반에서 이런 문제가 없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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